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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은 여행이자 일종의 치유, 자연을 벗 삼아 우리에게 전달되는 행복

겨울의 끝자락, 조금은 특별한 인터뷰를 가졌다. 서울과 수원을 오가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이지윤 교수는 기자를 손님으로서, 자신의 터전에 직접 초대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행복’이라는 키워드를 주제로 그녀와 조금 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자 했던 기자에게 이와 같은 환경은 더없이 만족스러운 조건이었다.

이지윤 교수는 어른이 된 지금도 자연을 벗 삼아 정신수양 및 자기성찰을 자주 하는 편이라고 한다. 주변의 작은 산사와 약수터 등 그녀만의 비밀장소를 함께 둘러보는 동안 그녀의 얼굴엔 밝은 웃음이 떠나지 않을 정도였으니, 이 교수가 얼마나 자연 속에서 많은 것들을 얻고 또 비워내어 왔는지 쉽게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했다.

“거의 매일 새벽, 유네스코 문화재 성안에 있는 산사에 들려 산 정상 서장대에 올라 일출을 보았습니다. 오백년 된 적송과 노송 숲을 산보하다 바위에 앉아 참선하고 하루를 시작했지요. 그렇게 해돋이를 보면서 바쁜 현대인의 삶속에 우리가 잃고 있는 것들에 대하여 다시 한 번 되짚어 보기도 합니다. 어쩌면 현대의 누군가는 너무나도 많은 것들을 필요로 하기에, 단 한 번의 비워냄 없이 그저 채우려고만 했던 건 아니었을까요?”

삶이 지속되는 매일 매일을 자기 자신의 정화나 성찰 없이, 바쁘게만 살아간다는 것은 곧 자신을 돌아볼 기회조차 잃는 것이다. 이 교수는 그러한 삶은 결코 자신의 무대라고 말할 수 없음을 단언했다. 기자 역시 그녀의 말에 공감했다. 겨울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나뭇가지 하나부터 봄이 오고 있음을 알리는 솜털구름까지 무엇하나 돈 주고서 살 수 없는 것들이 인생에는 천지이지 않던가. 바쁜 삶에 쫓겨 이 모든 것을 스친다는 것은 주어진 삶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며 그녀는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어디, 더 가보고 싶은 곳이 있으신가요?” 그녀의 물음에 기자는 아름다운 성곽 위에 정교하게 꾸며진 누정으로 유명한 ‘방화수류정’을 답했다. 방화수류정은 1794년 수원 천도를 위해 화성(사적 제3호)을 축조할 때 꾸며졌던 정자와 누각 가운데 하나로, 높은 벼랑 위에 평면 구성의 건물이 뛰어나게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이다. 자리를 옮기면서 이야기를 조금 더 이어나갔다. “교수님께서 좀 전에 말씀하셨던 잃어버린다는 것의 의미는 본래 타고났던, 또는 간직하고 있던 것을 잊고 있다는 의미인가요?” “그렇죠. 좀 전에 말씀드렸듯, 인간은 더욱 채우기 위해 발전하려고만 하며 경쟁사회 속에서 자기 자신을 깨닫지 못하고 남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이 전부예요. 그러다보면 정말 끝이 없는 것이죠. 남이 원하는 삶, 남을 의식하는 삶을 살다보니 자신의 주관대로 살지 못하는 것입니다. 역학으로 이야기하자면 타고난 사주팔자대로 살아가지 못하는 것이죠”

이지윤 교수는 기자가 찾은 수원에서 꽤 오랜 시간을 살아왔다. 아마 서울에 터를 잡았다면 바쁜 일상 속에 자녀교육 또한 많이 힘들었을 것이라 덧붙였다.(그녀의 자녀들은 현재 해외 유학 중이다.) “하버드 대학교 교육대학원의 학자인 하워드 가드너(Howard Gardner)교수가 1983년 다중지능(Multiple intelligence)이론을 발표했었죠. 제가 그간 해왔던 자녀 교육뿐만 아니라 교육자로서 학교나 교육현장에서 강의하며 실습했던 내용과 일맥상통합니다. 분야별로 고루 섭렵하게끔 우리 아이들을 교육시키기를 원했고 직접 지도하고 가이드 하며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이죠. 특히 자연이 받쳐주는 삶 속에 얼마나 많은 행복을 안고 태어났는지를 자녀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이 교수의 한마디는 둘러싼 환경을 축복으로 알고 감사할 줄 안다는 것에 대하여 기자를 잠시 생각에 잠기게끔 했다.

오랜 시간을 교육자로서, 상담가로서 지내온 그녀에게 가장 최선으로 여기는 교육관은 무엇인지 질문을 던졌다. “저는 가정교육에서부터 시작하여 자녀교육까지 모든 것은 전인(全人)교육으로 설명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가정을 지탱한다는 것은 한 국가를 운영하는 것에 비견될 수 있기에 조기교육은 잉태부터 기도로 준비하고 태교, 그리고 ‘부모의 무릎’에서 부터 이뤄지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어요. 앞서 말한 것들이 아이들에게 자연스러운 습(習)이 될 수 있게끔, 부모부터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부모가 직접 실천하고 생활화하여 아이들이 보고 배울 수 있게끔 말이죠”

이 교수는 유교적 성향이 강한 가정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다소 보수적이긴 했으나, 어릴 적 그녀가 바라보았던 부모님의 모습은 나눔과 베풂의 삶에 가까웠다. 그래서 어른이 된 현재, 그녀 역시 나누는 것을 편안해하고 봉사가 진하게 배어있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습은 ‘실천’으로써 자연스럽게 몸에 익숙해짐을 뜻하는 것입니다. 무엇을 하고자 작정한다기보다 그냥 일상을 살아가듯 편안하게 행동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삶이죠. 좀 전에 이야기한 부모로부터 시작되는 습을 조금 더 이야기 하자면 저는 그 실천의 시작을 ‘사랑’이라 말하고 싶어요. 부모가 스킨십을 하고 사랑으로 키운 아이는 잠재적으로 행복지수가 내면에 높은 비율로 깔려있으면서 성인이 되어서까지 행복지수를 좌우하게 되죠. 더불어 지속적으로 자기성찰을 하다보면 자연스레 인류와 세계에 공헌하는 삶을 살게 됩니다. 특히 이 나라와 민족과 세계를 위해 매일 매시간 수시로 기도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녀나 저를 잘 아는 이들에게 사랑과 봉사로 함께 하는 삶과 습을 실천하게 되는 것이죠” 상담과 교육을 병행하고 있는 이 교수는 그 두 가지를 모두 하나의 치유라고 보고 있었다. 무조건적인 교육을 주입식으로 행하는 ‘보여주기식의 교육’보다 상대방의 피드백을 통해 소통할수록 ‘완전한 교육’이 될 것이라는 믿음, 그 믿음은 곧 그녀가 추구하는 행복의 조건과 맞닿아 있었던 것이다. 

일상을 수놓는 ‘습’중의 하나

무엇이든 주어지면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도록 자기개발을 하는 것은 이지윤 교수의 또 다른 ‘습’중의 하나이다. “저는 일단 행복하지 않으면 그 어떤 것도 추구하기가 힘들어요. 제가 기본적으로 가슴이 설레고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직접 찾아가서 하는 편에 가까웠기에 후회도 적은 편이었죠. 2015년, 올해에는 세계 최초로 특별한 시집 발간, 왕이 지윤 자서전 발간(그녀는 ‘부모의 양성평등’을 존중한다.), 행복컨설팅 발간을 앞두고 있으며 하반기쯤엔 서유럽-북유럽-동유럽-아메리카-오세아니아-아프리카-아시아로 순회하며 작품촬영과 기혈 풍수 연구를 위해 여행을 계획 중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참선하고 묵상하며, 묵언하고 기도하는 생활을 꽤 오래하면서 자연에 감사할 수 있는 삶을 살아왔다는 것, 그리고 앞으로도 살아갈 것이라는 하나의 모토이자 지향하는 바입니다”

이 교수 역시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방법으로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여행’을 곧잘 즐기는 편이다. 사람의 마음이 정말 즐겁고 행복할 때도 많지만 정작 아프고 괴로울 때, 과감히 일상을 놓고 행복이라는 쉼터를 찾을 수 있는 용기를 두려워해선 안된다는 것, 이지윤 교수가 정말 하고 싶었던 말은 바로 그 ‘용기’로부터 비롯되는 것이었다.


온라인뉴스팀/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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