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닷컴은 23일 국내 10대그룹의 96개 상장계열사의 2014회계연도 개별 재무제표를 기준 사내유보금이 503조9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7조6300억원(8.1%) 불어났다고 밝혔다.
사내유보금은 기업이 자본거래에서 얻은 자본잉여금과 영업에서 발생한 이익 중 배당이나 상여 등을 제외하고 사내에 유보한 돈이다. 유보금이라도 현금만 쌓아둔 것은 아니다. 기계설비 등 재투자자산도 포함되는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지난 해 정부는 기업소득 환류세제를 통해 기업들의 사내 유보금에 과세하는 방안을 추진했고, 실제최근 기업들의 배당성향은 눈에 띄게 높아졌다. 다만 기업이 적자가 나거나, 지난 해 번 돈을 전액 배당하거나 상여금으로 지출하지 않는 한 사내유보금은 전년대비 늘어날 수 밖에 없다.
그룹별로 보면 삼성그룹 18개 상장계열사의 사내유보금은 196조71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1년 전보다 20조6500억원(11.7%) 증가했다. 절대 이익의 규모가 다른 그룹 대비 워낙 큰 까닭이다.
현대차그룹 11개 상장계열사의 사내유보금도 1년 전 92조800억원에서 10조700억원(10.9%) 늘어나며 102조1500억원을 기록, 100조원을 돌파했다.
SK그룹은 16개 상장계열사의 사내유보금이 53조500억원으로 5조4300억원(11.4%) 증가했고 포스코그룹 7개 상장계열사의 유보금은 5500억원(1.2%) 늘어난 45조300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LG그룹(12개사)의 유보금은 1조8700억원 늘어난 42조3천200억원으로 집계됐다.
롯데그룹(8개사)은 1년 전보다 8500억원(3.1%) 늘어난 27조9400억원이었고 현대중공업(3개사)은 15조6200억원으로 2조6800억원(14.6%) 줄었다.
GS그룹(8개사)은 4800억원(4.9%) 늘어난 10조3천200억원으로 집계됐고, 한화그룹(7개사)과 한진그룹(6개사)은 각각 8조3500억원, 2조8000억원으로 각각 4700억원(6.0%), 1900억원(7.5%) 증가했다.
개별 기업 사내유보금은 삼성전자가 9.8% 증가한 138조8700억원으로 10대 그룹 상장사 중에서 가장 많고 현대차(44조9400억원)와 포스코(42조4400억원)는 40조원을 넘는다.
또 기아차(16조5100억원)와 현대모비스(16조8700억원), 롯데쇼핑(15조4300억원), 현대중공업(14조600억원), SK하이닉스(14조200억원), SK텔레콤(13조4300억원), SK이노베이션(12조5500억원), 현대제철(12조100억원), LG화학(11조2000억원), 삼성SDI(10조700억원), 삼성생명보험(10조200억원) 등의 사내유보금도 10조원을 웃돈다.
한편 재벌닷컴은 유보금이 납입자본금의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나타내는 ‘사내유보율’이 1년 전 1257.6%에서 1327.1%로 69.4%포인트 뛰었다고도 분석했다. 하지만 이는 우리 대기업의 성장유형과 역사를 간과한 분석이다. 우리 대기업 대부분은 소규모 자본금으로 창업한 후 차입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맨 땅’에서 시작한 기업이 많다 보니 자본력이 취약했던 까닭이다. 차입보다는 자본 재투자로 자금을 조달한 서구 기업과는 차이가 있다. 결국 추가적인 자본금 투입 보다는 이익잉여를 통해 자기자본을 키우다 보니 상대적으로 사내유보율이 높아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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