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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성비 오덕] 고해상도 헤드폰 ‘파나소닉 HD10’
[HOOC=정찬수 기자] 사운드도 유행을 타는 시대입니다. 헤드폰 제조사들은 저마다의 기술력을 토대로 소리를 디자인합니다. 유사한 드라이버와 유닛을 장착한 헤드폰이라도 각각의 개성이 다르죠. 고해상도(High Resolution) 음원이 떠오르면서 사운드 디자이너들에 의해 만들어진 제품들은 클래식해졌지만 과거의 헤드폰 같지는 않습니다. 원음에 가까운 구현이라는 궁극적인 목표 아래 현대적인 사운드를 덧칠한 헤드폰들이 등장하고 있죠.


파나소닉이 최근 출시한 HD10 역시 고해상도 기류에 맞춰 태어난 헤드폰입니다. 중저가 시장에서 명맥을 이어오던 파나소닉이 오랜 연구를 끝으로 내놓은 최상급 라인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뛰어난 소리를 재생하면서도 비싼 가격이 아니라는 점에서 높은 가성비를 실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50㎜ 대구경 드라이버와 듀폰 테이진 필름즈(DuPont Teijin Films)에서 제작한 다이어프램 MLF(Multi Layer Film Diaphragm)을 장착해 넓은 음역의 표현력과 해상도를 동시에 잡았습니다.
 

HD10은 평범함 속에 혁신이 숨어있습니다. 큰 스펀지 대신 날렵한 크기로 완성돼 아웃도어 헤드폰의 휴대성을 최대한 살렸죠. 장시간 착용하는 사용자를 고려해 헤드밴드는 가죽 느낌의 푹신함이 강조됐습니다. 디자인적인 요소헤서 사용자화는 HD10이 가지는 가장 큰 장점입니다. 사용자가 최적의 착용감을 느낄 수 있도록 HS(Horizontal Slide) 기능이 탑재돼 있죠. 단순하지만 지금껏 존재하지 않았던 이 기술은, 눈금에 맞춰 드라이버를 전후로 움직여 사용자의 귀 위치에 헤드폰을 딱 맞게 도와줍니다. 여기에 이르는 상하단 드라이버 조절에는 9단계까지 숫자 표시가 돼 있어 착용 때마다 반복 설정이 필요없죠.
 

맞춤형 디자인은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았습니다. 지난해 12월 독일의 유력오디오 매체인 스테레오플레이(Stereoplay)의 하이라이트 제품 선정에 이어, 일본 디자인진흥회(Japan Institute of Design Promotion)가 주관하는 ‘굿디자인 어워드’에서도 수상한 바 있죠. 큰 드라이버에도 소리가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는 효과도 귀에 딱 맞는 밀폐성에서 비롯됩니다. 활동성이 강조된 만큼 정확한 착용감은 어떤 환경에서도 벗겨지지 않는 안정성을 제공합니다. 머리가 크거나 귀의 위치가 남들과 다른 사용자들도 완벽한 착용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큰 매력이죠.


별도의 스펀지로 드라이버를 가리지 않고 노출시킨 자신감은 소리에 있습니다. 사용자는 그물 안에 포회된 거대한 드라이버를 직접 볼 수 있죠. 마치 대형 스피커로 이뤄진 방에 앉아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저진동 드라이버 프레임이 왜곡현상을 줄이고 지연 없는 정확한 고음과 중저음을 표현합니다. 음압 강도는 92dB, 최대출력은 1500mW에 달합니다. 볼륨만 확보된다면 풍성한 공간감과 폭발적인 출력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영화 ‘위플래쉬(Whiplash)’ 사운드트랙의 카라반(Caravan), 쳇 베이커(Chet Baker)의 ‘마이 퍼니 발렌타인(My Funny Valentine)’, 장영주의 ‘브루흐 : 바이올린 협주곡 1번 사단조 26, 1악장’, 프라이멀 피어(Primal Fear)의 ‘식스 타임스 데드(Six Times Dead)’, 바세린(vassline)의 ‘프로테스터(The Protester)’, 러블리즈의 ‘안녕’ 등 재즈부터 가요까지 폭넓은 장르를 고해상도 음원으로 들어봤습니다. 그 결과 HD10는 일반적으로 록(Rock) 이퀄라이저라고 불리는 V자형 사운드에 가깝습니다. 고음이 튀는 느낌은 간혹 있지만 거슬리는 수준은 아닙니다. 전체적인 밸런스와 뛰어난 타격감으로 어떤 장르에서도 탁월한 해상력을 구현합니다. 특히 금속성 악기의 정확하고 섬세한 표현이 인상적입니다. 고음과 저음이 전방에 배치돼 격렬한 연주나 최신 비트를 즐기는 사용자라면 충분히 매력적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다소 무거운 드라이버는 아쉽습니다. 헤드밴드가 푹신하게 설계됐지만 장시간 착용에 따른 부담은 존재합니다. 완벽한 착용감으로 정수리 부분 머리카락이 눌리는 현상도 어쩔 수 없습니다. 또 지극히 드문 경우지만 귀가 작은 여성이 착용시 드라이버 가운데 튀어나온 부분이 귀에 닿는다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시각적으로 드라이버를 드러낸 것과는 별개의, 예상하지 못한 단점인 셈입니다. 후속제품에서는 더 실용적이고 이쁘게 디자인된 드라이버를 기대해봅니다.
 

파나소닉 HD10의 가격은 26만9000원입니다. 오픈마켓엔 23만 원대까지 형성됐습니다. 필립스 피델리오X2(30~40만 원), 소니 MDR-1R(30~40만 원), 오디오테크니카 MSR7(20~30만 원) 등 경쟁 제품들과 비교하면 가성비가 매우 높습니다. 제조사별로 유사한 성능과 사양에 착용감이라는 최고 장점까지 더했죠. 높은 가성비의 아웃도어 헤드폰을 찾거나, 이퀄라이저를 건드리지 않고 날것의 고해상도 음원을 감상하는 사용자에게 적합합니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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