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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 포럼-윤길자]산재보상금 ‘눈먼 돈’이 아니다
A씨는 평소 잘 알고 있는 산재보험제도를 악용할 목적으로 주변인들과 공모해 멀쩡한 손가락을 절단하는 등 신체 일부를 훼손하는 방법으로 총 23명이 약 15억2600만원의 산재보험급여를 지급받도록 도왔다. 그리고 그에 따른 수수료 명목으로 산재보험급여액의 약 30%를 갈취했다. 결국 A씨는 징역 5년형의 처벌을 받았다.

○○기업 대표인 B씨는 △△기업에서 하청받은 일을 하다 다쳤지만 근로자가 아니어서 산재보험 대상이 아니였다. 하지만, B씨는 △△기업 현장소장과 공모해 근로자로 일하다 다친 것처럼 조작해 1억5000만원의 산재보험급여를 받았다. 결국 B씨는 지급받은 보험급여의 배액인 3억원을 내야 했다.

이들의 산재보험급여 부정수급 행위는 조용히 묻혀 완전범죄로 끝날 뻔했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부정수급방지시스템(FDS; Fraud Detection System)과 제보를 활용, 끈질긴 추적 끝에 보험범죄 사실을 확인해 덜미를 잡았다.

산재보험은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를 보상하고 사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산재근로자는 적절한 치료뿐만 아니라 치료기간 동안의 소득보장을 위한 휴업급여, 노동력 상실에 대한 장해급여 등 다양한 산재보험급여를 받는다. 하지만, 산재보험급여를 마치‘눈먼 돈’으로 생각하며 부정수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근로복지공단은 부정수급으로 인한 산재보험기금의 누수를 막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날로 조직화·지능화되는 보험범죄에 대처하기 위해 2010년부터 전직 경찰 등 보험사기 전문조사인력을 채용해 전담조직을 신설했다. 2013년 4월부터는 부정수급방지시스템을 통해 보험사기 고위험군을 사전에 인지함으로써 기획조사 역량도 강화했다. 부정수급 신고 강조기간 운영, 3000만원으로 신고 포상금 상향,  24시간 상시 유선 신고시스템 도입 등으로 제보활성화도 도모했다. 

그 결과 2011년 256억원, 2012년 294억원, 2013년 406억원, 2014년에는 384억원의 부정수급을 적발하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적발 등 사후적 조치에는 한계가 있다. 원천적으로 산재 부정수급을 예방할 수 있어야 한다. 산재요양 승인 전 부정수급 위험요소에 대해 점검과 회의를 강화하고 있는 이유다.

또한, 부정수급 당사자와 공모자, 브로커 등을 관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부정수급에 공모한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의료기관 평가시 불이익을 주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산재보험 부정수급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전환이다. 산재보험 부정수급은 단순히 도덕적 해이에 그치는 것이 아닌 명백한 범죄행위다. 산업재해로 어려움을 당한 누군가가 받아야 할 정당한 혜택을 빼앗는 것이고, 당장의 불행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짓밟는 일이다.

산재보험은 산업재해를 당한 근로자와 그 가족에게는 희망과 따뜻한 위로가 되고, 사업주에게는 든든한 후원자가 되는 중추적 사회보험이다. 산재보험기금이 제대로 쓰일 수 있도록 부정수급을 예방하는데 관심과 협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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