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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텔레콤, ‘딱딱함’ 버리고 ‘말랑말랑’ 해지나?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SK텔레콤이 콘텐츠와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변신한다. 그룹 재무통이자, 콘텐츠 자회사 SK플래닛 대표를 역임했던 신임 장동현 사장의 승부수다.

19일 관련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의 최근 명예퇴직 신청 자격 요건 완화와 관련, 회사 체질 변화를 위한 준비 작업으로 해석했다. 그동안 네트워크 구축과 운영 등 통신 인프라에 치중됐던 인력을 대거 정리하고 콘텐츠와 소프트웨어 전문가들의 비중을 늘리기 위한 워밍업이라는 의미다. 

앞서 KT가 유선 부분을 중심으로 8000여 명의 인력을 구조조정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KT가 포화된 유선 시장 관련 인력을 대거 정리하면서 무선, 그리고 네트워크에 기반한 부가 사업을 본격 추진했던 것 처럼, SK텔레콤도 더 이상 네트워크 설비 확충 및 유지가 아닌, 네트워크에 기반한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야만 한다는 뜻이다. 회사 전체적으로 고연봉의 경력 직원들이 몰려있다는 점도 재무통 출신 장 사장의 구조조정 실행을 앞당긴 요인이다. 업계에서는 이렇게 만들어진 빈 자리 대부분은 콘텐츠 또는 소프트웨어 신규 인력으로 채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취임 직후 단행한 조직 개편도 마찬가지다. 장 사장은 취임과 함께 SK텔레콤을 MNO와 플랫폼으로 이원화 했다. MNO가 망 구축과 운용, 유지보수 등 기존 통신 사업자의 고유 역활을 담당한다면 플랫폼 총괄은 그동안 자회사, 협력회사 몫으로 남겨뒀던 신 사업을 책임진다. 특히 장 사장은 회사대표이자 플랫폼 총괄까지 겸임하며 콘텐츠와 소프트웨어 육성에 무게를 더했다.

장 사장의 이 같은 SK텔레콤의 변신 의지는 5월 ‘IoT 플랫폼 모비우스 상용화’를 통해 절정을 이룰 전망이다. 장 사장은 이달 초 스페인 MWC2015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IoT 플랫폼인 모비우스를 오는 5월까지 상용화 계획중”이라며 “처음에는 부족하겠지만 제휴관계에 있는 사업자와 교감하면서 완성도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가끔은 네트워크와 플랫폼간의 가치의 충돌이 있을 것이고, 그 때 어떤 기준을 가져갈 것이냐가 우리에게 도전”이라며 “과거에는 네트워크의 가치를 지키고자 하는 입장이 강했지만 이제는 고객과의 관계 속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을 네트워크 기반의 통신사업자에서 벗어나 새로운 플랫폼을 구축하고 신사업을 모색하는 스타트업으로 변신시켜 제2의 도약을 노리겠다는 의지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텔레콤의 이번 명예퇴직 조건 완화는 항아리 모양이 가져다주는 인력 구조의 비효율 개선 뿐 아니라,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인력 구조 개편이라는 그림까지 담고 있다”며 “앞으로 빈자리를 매울 새로운 인력들의 특성, 그리고 가입자 점유율 50% 수성 중심이였던 회사 단기 정책의 변화도 관심 거리”라고 전했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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