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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전담경찰관’제도 유명무실…학생절반 “학교경찰 몰라”
[헤럴드경제=서지혜ㆍ김진원 기자] 지난 해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에서 안전교육업무를 당담했던 교사 A(29) 씨는 1년 간 학교 내 안전 실무를 담당하면서 한 차례도 ‘학교전담경찰’과 직접적으로 대화를 나눠본 적이 없다. 가정통신문을 학부모들에게 보낸 게 관련활동의 전부일 뿐이다. 일선학교에 배치돼 학교폭력 예방 활동을 하고 있는 안전담당 경찰관이라는 것만 어렴풋이 알고 있지만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적극적으로 소개하라는 지시를 받은 적도 없다.

A 씨는 “학교에서 폭력을 당하거나 위험한 상황에 처했을 때, 학교전담경찰관에 신고할 수 있는 등 유용한 점이 많은데, 한 달에 한 번만 학교에 방문하는 데다 홍보가 제대로 돼 있지 않아 학생들이 잘 모르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 한 초등학교에서 학교보안관이 근무를 하고 있다. 김명섭 기자 msiron@heraldcorp.com

학교폭력을 예방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된 학교전담경찰관 제도가 3년차를 맞이하는 가운데, 일부 학교에서는 홍보부족으로 학생과 교사들이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17일 건국대학교 행정대학원 한정일 씨는 석사논문 ‘성범죄의 유형과 대응방안에 관한 연구-시간과 장소를 중심으로’에서 진행한 설문조사를 통해 ‘설문에 응한 초ㆍ중ㆍ고등학생 중 절반 이상이 학교전담경찰관의 존재를 모르고 있다’고 밝혔다.

한 씨가 지난 2014년 10월부터 한 달 간 서울지역 초등학교 1곳, 중학교 2곳, 고등학교 2곳, 대학교 2곳에서 360 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6.6%인 204 명이 ‘학교전담경찰관이 무엇인지 아느냐’는 질문에 대해 ‘전혀모름(97명)’ 혹은 ‘모름(107 명)’이라고 답했다. ‘확실히 인지하고 있다’고 말한 인원은 16 명에 불과했으며, 나머지는 ‘약간 인지(72 명)’ 혹은 ‘어느정도 인지(68 명)’하고 있다고 답했다.

서울 마포구 한 초등학교에서 학교보안관이 근무를 하고 있다. 김명섭 기자 msiron@heraldcorp.com

학교폭력이 발생했을 때 휴대전화 등으로 편하게 신고할 수 있음에도 도움을 받은 사례는 거의 없었다. 응답자 359 명 중 97.5%에 이르는 350 명은 ‘학교전담경찰에 도움받은 경험’에 대해 ‘전혀없음(229 명)’ ‘없음(121 명)’이라고 답했다.

이는 최근 학교전담경찰관 제도 도입 이후 학교폭력 가해자 검거 인원이 크게 감소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다소 아쉬운 결과다. 지난 2010년부터 학교폭력 관련 통계를 내 온 경찰은 최근 발표를 통해 지난 해 학교폭력 가해자 검거 인원이 1만3268 명으로, 2010년 2만5175 명의 절반 수준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서울 마포구 한 초등학교에서 학교보안관이 근무를 하고 있다. 김명섭 기자 msiron@heraldcorp.com

때문에 일선학교 교사들은 “학교전담경찰관이 효과는 있는 데도, 홍보가 잘 안돼 교사들조차 이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경찰이 학교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1인당 담당학교 수를 줄이고 학교 업무에 참여하는 시간을 늘려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청 학교전담경찰관 홍보 담당관은 “홍보는 경찰관이 직접 학교에 방문하거나 학기 초 가정통신문 등을 통해 소개하기도 한다”며 “3월~4월 학교폭력집중관리기간을 맞아 채팅신고앱을 개발해 운영 중이며, 전국에 홍보포스터를 게시하고 동영상을 만드는 등 적극 홍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마포구 한 초등학교에서 학교보안관이 근무를 하고 있다. 김명섭 기자 msiron@heraldcorp.com

gyelov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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