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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택시장 금리효과“그때그때 달라요”
2008년 인하땐 거래 활성화
2012년엔 주택거래 되레 줄어
전문가 “복합적 요인 영향 주의”


한국은행이 지난 12일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주택 거래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지만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시장 상황에 따라 아무리 금리를 내려도 집을 더 사지 않고, 반대로 금리를 올려 대출 부담이 커져도 집을 더 사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헤럴드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10월부터 지난달 10월까지 총 15차례의 기준 금리 조정과 직후 주택 거래량 변화를 조사한 결과, 금리가 주택시장에 미치는 효과는 시장 상황에 따라 제각각인 것으로 분석됐다. 

우선 금리인하 시기.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단기간 5차례나 금리를 낮춘 ‘단기 급락기’와 2012년7월 이후 최근까지 매년 한 두 차례씩 꾸준히 하향 조정한 시기엔 금리인하 효과가 그때그때 달랐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단기 급락기인 2008년10월부터 2009년2월까지는 비정상적인 경기 침체를 완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단기간에 5%대였던 기준금리를 2%까지 떨어뜨린 시기다.

당시 전국 월평균 주택 거래량은 4만~5만건으로 떨어졌으나 금리인하 직후인 2009년3월(7만996건)부터 7만건대로 다시 올라섰다. 금리인하로 대출이 쉬워졌고,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늘어났다. 주택시세도 회복돼 아파트값은 2009년4월(0.05%) 이후 상승세로 돌아섰다.

그런데 2012년 7월 이후 진행된 5차례 금리인하 때 분위기는 조금 달랐다. 한국은행은 2012년7월 13개월 동안 유지했던 기준금리 3.25%를 3.0%로 낮췄다. 하지만 7월 5만4893건이던 거래량은 8월(5만98건), 9월(4만4339건) 등으로 계속 줄어들었다. 금리를 낮췄으니 대출이 쉬워져 주택거래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은 크게 어긋났다.


한국은행은 같은 해 10월 기준금리를 다시 3.0%에서 2.75%로 낮췄다. 그 이후 거래량은 증가한 듯 보이지만 금리인하 효과라고 보긴 무리다. 10월 6만6258건이던 전국 주택거래량은 11월 7만833건, 12월 10만3790건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11월 거래량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근 6년간 11월 월평균 거래량(7만9232건)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고, 12월 거래량은 당시 한시적으로 적용한 취득세 추가감면 혜택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많다. 실제로 이듬해 1월 거래량은 3만9477건으로 글로벌금융위기를 포함해도 거래량이 가장 낮았다.

그런데 2013년5월, 2014년8월, 2014년10월 이후 진행된 금리인하는 각종 주택시장 활성화 대책과 맞물리면서 다소 효과를 본 것으로 보인다.

2012년5월 이후 주택시장은 매월 하락세를 보이는 등 침체했다. 이 즈음인 2013년5월 한국은행은 금리를 2.75%에서 2.5%로 내렸다. 그러자 5월 8만9599건이던 주택거래량이 6월 11만9495건으로 급증했다. 이는 최근 6년간 6월 평균 거래량(7만4896건)을 크게 넘어서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2014년 8월 또다시 금리를 2.5%에서 2.25%로 낮췄다. 역시 거래량이 8월 8만5956건에서 9월 9만3313건으로 늘어났다. 이는 최근 6년간 9월(6만6159건) 평균보다 많다.

금리 상승 시기는 어떨까. 역시 시장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다르다. 금리를 올리면 일반적으로 주택거래가 위축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최근 6년새 금리인상은 2010년7월부터 2011년6월까지 5차례 있었다. 그런데 2010년11월 2.25%에서 2.5%로 인상했을 때, 전국 거래량은 7만8266건에서 9만9378건으로 늘어났고, 2011년1월 2.5%에서 2.75% 올렸을 때도 거래량이 7만1306건에서 7만3658건으로 오히려 전달보다 더 증가했다.

곽창석 ERA코리아 부동산연구소장은 “일반적으로 금리인하는 주택거래 활성화로, 금리인상은 주택거래 침체로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다”며 “국내외 경기상황, 정부의 각종 규제완화 정책 등 다른 요인과 겹쳐졌을 때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박일한 기자/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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