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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겜돌겜순] 눈물 쏙 감동 쪽 ‘오리 앤 더 블라인드 포레스트’
[HOOC=정찬수 기자] 비디오 게임은 심미적이며 예술이라 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복합장르입니다. 영화 같은 연출력, 높은 완성도의 음악, 혁신에 가까운 기술력 등 거대 비용과 인력이 빚어내는 작품이죠. 때로는 아드레날린을 분출시키기도 하고, 때로는 큰 감동과 눈물샘을 자극하기도 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원(XBOX ONE)으로 만난 문 스튜디오(Moon Studios)의 ‘오리 앤 더 블라인드 포레스트(Ori and the Blind Forest)’는 후자에 가깝습니다. 이야기와 볼거리, 액션성의 균형 잡인 구조가 게임의 기본 골격입니다.


시작부터 본격적인 게임으로 이어지는 10여 분간의 서론은 아름답지만 눈물샘을 자극합니다. 풍부한 색감과 개성 넘치는 캐릭터, 안타까운 이야기가 초반부터 게이머들의 시선을 붙잡아두죠. 한글판이 아닌 점은 아쉽지만, 언어적인 압박은 없습니다. 되레 영어가 표기가 안되더라도 이해가 될 정도로 표현이 직접적입니다. 그림으로 충분이 이야기를 전달하는 형식은 동화책의 원시적인 방법과 같습니다. 심지어 영어로 표현되는 부분은 대부분 해설로, 게이머가 알아듣지 못하는 게임 속 고대언어입니다. 그림만 봐도 이해되는 장면의 부연설명이기 때문에 진행을 막진 않습니다. 


게이머가 조종하는 주인공인 오리(Ori)는 세인(Sein)이라는 캐릭터를 만나 험난한 여행길에 오릅니다. 게임의 방식은 쉽지만, 과정은 어렵습니다. 숲 속에 숨어있는 아이템을 찾아 오리를 업그레이드 시키고, 적들과 함정들을 피해 정상까지 오르는 것이 목표죠. 스테이지별로 거대한 지도로 이뤄지며, 정해진 목적지까지 도달해야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막힌 길이나 장애물들은 오리의 능력이 하나씩 열리면서 가능해집니다. 예를 들어 멀리 점프를 뛰거나 막힌 벽을 부수는 등 언락해야 못가던 길을 갈 수 있습니다. 


마리오나 소닉 등 비디오 게임 좀 해 봤다면 다소 뻔할 수 있는 진행방식입니다. 하지만 오리의 힘은 몽환적이고 예술성 높은 그래픽에 있습니다. 시종일관 아름다운 그래픽의 배경만 감상해도 본전을 뽑는(?) 느낌마저 들죠. 게임에서 오리는 어둠에 장악된 숲을 탐험하고 생명력을 부여하는 역할을 합니다. 마치 일본 애니메이션 원령공주처럼 말이죠. 점차 화려해지는 숲을 볼 수록 동공은 확장되고 성취감은 커집니다. 발전된 그래픽 기술로 의한 빛과 그림자의 표현, 캐릭터를 따라 움직이는 잔상 등 눈으로 즐길 수 있는 모든 표현을 아우릅니다. 조작이 어려워 수없이 죽어도 밝아지는 희망에 중독되는 셈이죠. 깨알 같은 세밀함을 바탕으로 한, 진정한 차세대급 그래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진행 스타일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습니다. 스테이지의 특성상 왔던 길을 다시 돌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정 목적지에 도달하면 전체 지도를 볼 수 있어 진행이 편해지지만, 콘트롤이 익숙하지 않다면 많은 연습이 필요합니다. 제작자가 만들어놓은 환경적인 한계를 극복해 최단거리를 찾고 퍼즐을 푸는 과정이 전부지만 쉽지 않습니다. 경험치처럼 쌓이는 세이브포인트를 적절히 활용해야 번거로운 반복 플레이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앞서 진행된 업데이트에서 많은 오류들을 수정했지만, 아직 완벽하지 않다는 점은 아쉽습니다. 곳곳에서 발생하는 버그는 조속히 해결해야 합니다. 예컨대 특정 지역에서 한 없이 추락을 한다거나, 어느 곳만 가면 밑으로 떨어져 정상적인 진행이 어렵습니다. 게임을 다시 시작해도 마찬가지. 다른 길을 통해 목적지까지 이동하거나 보이지 않는 싱크홀(?)을 점프로 피해야 합니다. 아이들이 버그와 마주한다면 버그를 인식하지 못하고 자신의 실력을 탓할지도 모릅니다. 게임 자체가 완벽하게 계획된 설계물이기 때문이죠. 버그를 인지하지 못하고 더 긴 시간을 허비한다면 무엇으로 보상받을 수 있을까요?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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