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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삼구 회장 운명의 시간 ‘카운트 다운’
23일 금호고속 최종매각제안…25일 금호산업 인수의향서 접수
그룹 재건 달린 M&A 스타트…제3의 인수후보 물색 가능성도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이 찬 운명의 시계가 마침내 움직이기 시작했다. 23일 그룹 모태인 금호고속 최종매각제안에 이어 25일에는 그룹 지주사인 금호산업 인수의향서(LOI) 접수가 시작된다. 두 딜(deal) 모두 박 회장이 우선매수권을 보유하고 있어 일단 유리하지만 자금동원이 숙제로 남아있어 낙관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사안의 무게는 일단 금호산업에 더 크게 작용하는 모습이다. 박 회장에겐 금호산업 경영권이 곧 아시아나항공 경영권이다. 금호산업을 인수해야 이를 바탕으로 아시아나항공을 동원, 금호고속을 인수할 수 있는 구조다. 금융위기 전 박 회장이 대우건설을 인수하고 이를 통해 다시 대한통운을 사들였던 구조를 닮았다.


일단 박 회장은 금호고속의 현재 대주주인 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 사모펀드(이하 IBK펀드)의 매각제안에 내달 9일까지 답을 해야 한다. 양측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IBK펀드 측은 다른 주인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그래도 금호 외에 다른 곳에 팔지 못하면 박 회장은 다시 인수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의 주인이 가려지지 못하면 금호고속 인수전도 안갯속일 수 밖에 없다”면서 “박 회장이 금융위기와 채권단 관리의 시련을 겪으면서 금융ㆍ투자기법에 대한 이해를 높인 만큼 보유 중인 우선매수권과 대표이사로서의 지위를 지렛대로 십분 활용, 유리한 국면을 만들 지 않겠느냐”고 관측했다.

관건은 역시 돈이다. 일단 박 회장의 금호산업 인수는 금호타이어가 나설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금호산업 지분가치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 해 최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타이어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인 4000억 원과 금호타이어의 매출채권과 유형자산 등을 담보로 동원하면 1조 원은 만들 수 있다.

또 박 회장 부자와 금호아시아나재단 등은 금호타이어 지분 약 9%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금호타이어 역시 채권단이 최대주주이며, 지분도 박 회장 부자보다 월등하다. 채권단 매각 지분을 다시 채권단이 보유한 회사가 사들이는 구조도 논란 가능성이 크다.

금호타이어보다 자금력이 더 강력한 대기업들이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금호산업에 달려 있는 아시아나항공 역시 국적항공사라는 매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금호고속 역시 값이 만만치 않다. 비상장사인 금호고속의 매각가는 현금창출 능력과 미래가치를 고려해 산정되는 데 약 5000억 원이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IBK펀드 측도 이 정도 값은 받아야 투자자들의 수익률을 보전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당장 금호산업 인수전에 집중해야할 박 회장을 압박하기 위해 IBK펀드 측은 제3의 인수후보를 적극 물색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실제 금호고속은 연간 500억 원의 영업이익은 거뜬히 내는 곳이다. 저금리 시대인 만큼 산업자본은 물론 사모펀드 등 금융자본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홍길용 기자/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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