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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매전환, ‘소형ㆍ저가 주택에 집중’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전셋집 찾기가 험난한 상황이 매매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수요자들은 전세를 고집하지만, 손에 쥘 수 있는 매물은 한없이 적고 덩달아 전셋값만 치솟은 결과다.

“전세 때문에 골머리를 앓을 바엔 차라리 사 버리자”는 분위기는 지난달 기록된 매매거래량이 입증한다. 1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체결된 주택 매매거래는 모두 1만1005건으로, 실거래 집계를 시작한 2006년 이후 1월에 기록된 최대치다. 지난해 같은달 거래량(8321건)보다 32.3%나 늘었다. 연초에 나온 각종 지표도 매매가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존 임차인이 전세재계약을 포기하고 매매로 돌아서든, 아예 새집을 매입하든 ‘매매수요’는 대개 전세가율이 높으면서도 저렴한 주택에 집중된다. 그러면서 같은 동네에서 도로를 사이에 두고 인접해 있는 비슷한 규모의 단지들끼리도 거래건수에 차이가 나타난다. 상대적으로 오래된, 매매가가 저렴한 단지로 매매수요가 조금 더 쏠리는 모습이다.

서울시 실거래 자료를 살펴보면, 대표적인 사례는 은평구 불광동 라이프미성(1342가구)과 북한산힐스테이트7차(882가구)다. 불광동 성당을 사이에 두고 나뉘어 있는 두 단지는 교통여건, 생활권 등을 공유한다. 

전세난 탓에 매매수요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실제 거래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오래된 아파트에서 더 많이 이뤄진다. 도봉구의 아파트 단지 모습.

하지만 거래량에선 격차가 벌어진다. 1월에 거래된 중소형 거래실적만 보면, 라이프미성에서 84㎡이 5건 거래됐으나 북한산힐스테이트에선 59㎡과 84㎡이 각각 1건씩 거래된 것이 전부다.

거래량 차이는 두 단지의 매매가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두 단지의 실거래가 차이는 1억원을 훌쩍 넘는다.

이곳 현대공인 대표는 “1월에 전세에서 매매로 전환하는 수요가 반짝 돌았다”며 “이곳 전세가율이 70%를 상회하다보니 아예 조금 더 돈을 보태 매입하자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인근의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손님들 누구나 새 아파트가 끌리는 눈치지만 실제 시세를 감안하게 되면 거래가 되는 건 오래된 아파트”라고 했다.

주택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다른지역에서도 이런 분위기는 감지된다. 도봉구 창동에 있는 북한산아이파크(2061가구)의 지난해 12월 거래실적은 3건에 그쳤다. 전용 84ㆍ101ㆍ134㎡이 각각 1건씩이었다. 반면 인접해 있는 동아청솔(1981가구)에서는 모두 7건이 거래됐다. 전용 134㎡ 2건을 제외하면 5건이 모두 59~84㎡ 중소형이었다.

북한산아이파크(2004년 준공)와 동아청솔(97년 준공) 84㎡ 기준 실거래가는 1000만~2000만원 정도 차이가 난다.

창동 I공인 관계자는 “과거에는 준공연도가 5~7년 차이가 나면 시세 차이가 컸는데 요즘에 많이 좁혀져서 무조건 오래된 단지로만 수요가 쏠린다고 하긴 힘들다”면서도 “다만 오래된 단지의 소형 평형에 사는 세입자들일수록 비용 부담이 적다는 생각에 매매로 돌아서는 사례가 조금 더 많은 건 사실”이라고 했다.

조은상 부동산써브 리서치팀장은 “과감히 매매로 전환한 사람들은 집값이 현재 수준에서 더 이상 떨어지진 않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라며 “이사비용도 만만치 않고, 옮겨갈 새 집을 찾는 것도 엄두를 못내는 사람들이 많아지며 저렴한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매가 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whywh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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