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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연례행사 된 봄철 전세난, 민간임대 확대가 해법
겨울 전세난이 지속되더니 입춘이 지나면서 전세시장은 대란 조짐으로 치닫고 있다. 서울의 경우 강남북을 가리지 않고 전세 매물이 씨가 마를 정도다. 게다가 전세 보증금은 천정부지로 올라 매매가를 넘는 일도 속출하고 있다. 국민주택규모인 85㎡ 아파트의 전세가가 최고 10억원대까지 치솟았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재계약을 하려해도 수천만원 단위로 올려달라니 닭 쫓던 개 지붕처다보는 격이다.

그래도 재건축 대상 아파트의 소유주라면 괜찮다. 재건축 이주비에 차입금, 본인 여유자금과 대출금으로 전세보증금을 메우고 한시적으로 2~3년 전세를 살면 재건축 단지입주가 가능하다. 직접 타격을 입는 계층은 재건축 대상 아파트나 연립, 빌라 등에 거주하고 있는 무주택 서민들이다. 3억원 미만으로는 서울 어디에서도 전세집을 쉽게 얻을 수 없다. 그러다보니 아파트에서 연립과 다세대로 떠밀리고 결국 수도권 외곽으로 밀려나는 전세 난민이 급증하는 추세다. 이른바 ‘전세 엑소더스’ 현상이 수도권으로 연쇄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올 서울지역 재건축 이주 수요는 대략 3만 가구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는 지난해보다 절반 정도 줄어든 2만여 가구에 불과한 실정이다. 여기에 초저금리 지속은 전세의 월세 전환을 더욱 촉진시켜 전세난의 장기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매물이 없으면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 평균 3억원선을 넘어선 서울의 전세값이 더욱 가파른 오르는 것도 이같은 구조적 이유에서다.

문제는 이같은 급속한 주택시장 환경 변화에 정부정책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정부는 지난 6년 동안 임대수요를 자가수요로 전환하는데 정책의 초점을 맞춰왔다. 그러나 수요가 거주 중심으로 바뀌는 상황에서 자가주택 지원 정책이 먹힐리 없다. 경기침체 지속으로 소득이 줄고 빚이 늘어가는 현실을 도외시한 것이다. 뒤늦게 임대주택 확대공급에 적극 나섰으나 눈치보기식으로 일관한데다 법령 미비와 야당의 비협조 등으로 골든 타임을 이미 놓쳤다. 부동산은 다른 정책에 비해 회임효과가 길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단기적으로 전세집에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해 월세 전환 속도를 늦춰야 한다. 적어도 민간임대주택이 활성화되고 기업임대주택 공급이 가시화될때까지 이같은 완화대책이 필요하다. 아울러 자가 중심의 주택정책을 임대로 전환해 기업 임대주택 조기 공급을 위한 특별법 제정등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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