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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네스코 그랑프리 “노벨상의 청색LED보다 더 중요한 미래기술, 30년 우정이 꽃피웠죠”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 “지난해 노벨물리학상 받은 청색 LED 기술보다 미래 산업과 ICT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끼칠 기술입니다. 우리나라 과학 기술을 전세계에서 인정받았다는 사실이 기쁩니다. ”

대학 3년 선후배로 만난 학자와 연구원 출신 벤처 사업가가 큰 일을 해냈다. 카이스트(KAIST) 조병진 교수(52)가 벤처 스타트업 기업인 테그웨이의 이경수 대표(55)가 손잡고 ‘웨어러블 체온 전력생산 기술’(Wearable Thermo-Element)을 개발해 유네스코가 선정하는 ‘세상을 바꿀 10대 기술’의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파리 유네스코 회관에서 열린 시상식 소식을 한국에서 전해들은 테그웨이 이경수 대표는 “1년내에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피트니스, 헬스케어 기기의 전력공급장치(배터리)로 상용화 가능한 기술”이라며 “뿐만 아니라 에너지 하베스팅(일상생활에서 버려지거나 소모되는 에너지를 모아 전력으로 재활용하는 기술), 사물인터넷(IoT) 분야에서 전방위적인 효과를 낼 수있다”고 말했다. 
                                           사진=조병진 교수(왼쪽)과 이경수 대표.

이 대표와 조병진 교수는 카이스트 선후배 사이로 지난 85년 처음 만났다. 이후 이 대표는 KAIST 재료공학 박사를 졸업한 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책임연구원을 거쳐 1996년 벤처사업가의 길을 걸었다. 이후 반도체 공정장비 회사인 지니텍이라는 벤처 기업을 설립한 후 성공적인 기술 개발로 네덜란드 글로벌 컴퍼니에 매각했고, 이후 모바일폰으로 혈당을 체크하는 이른바 ‘당뇨폰’ 으로 헬스케어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이어 녹십자헬스케어 연구소장을 하던 이 대표는 지난 2010년 후배인 조병진 교수의 프로젝트가 미래창조과학부 융합연구사업으로 선정되자 함께 손을 잡게 됐다. 조병진 교수가 “신소재 열전소자 기술로 창업하려는데 학자가 하려니 어렵다”며 이 대표가 CEO를, 자신이 CTO를 맡자는 제안을 한 것이다. 30년 지기인 두 사람이 의기투합해 ‘세상을 바꿀 기술’을 만들어낸 것이다.

조 교수팀에게 최고상을 안긴 연구는 지난해 3월 개발을 끝낸 ‘웨어러블 체온 전력생산 기술’(Wearable Thermo-Element)이다. 이는 소자 양단의 온도차를 이용해 열에너지를 곧바로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열전소자’기술에 무기물질인 신소재를 적용한 것이다. 기존의 세라믹 대신 유리섬유를 이용하여 열에너지 손실을 줄이고 유연성 확보한 기술이다. 몸에 착용할 경우 체열로 인해 옷감의 안쪽과 바깥쪽의 온도 차이가 생기고, 이를 전기에너지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기존의 유기물질을 대신 최초로 무기물로 된 유연한 열전소자를 구현해 가볍고 전력 생산 효율이 높으며 의류 등으로 자유로운 가공이 가능하다.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 피트니스 트래커, 헬스케어 기기 등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자가발전으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이 대표는 “손목밴드나 암밴드 등의 형태로 스마트워치나 웨어러블 피트니스ㆍ헬스케어 기기의 전력장치로 상용화 하는 것은 자금만 허락하면 1년내에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스마트워치 등의 웨어러블 기기에 내장된 배터리는 짧으면 몇 시간, 길어야 며칠을 가지 못하지만, 웨어러블 체온 전력생산 기술로 제작한 전력공급장치는 자가 발전이 가능해 지속적인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대표는 웨어러블 기기에 적용하는 것 뿐 아니라 폐열을 에너지원으로 쓰는 에너지 하베스팅이나 전원이 없는실외에서의 IoT 기기 사용 등에도 활용가능해 미래 ICT 시장에 큰 파급력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개발은 지난 2010년 미래창조과학부 융합연구사업으로 선정돼 6원을 지원받고 4년간 이뤄졌으며, 지난 2014년 9월엔 조병진 교수가 CTO로서, 벤처기업가인 이경수 대표와 손을 잡고 테그웨이를 창업, 사업화에 나섰다. 테그웨이는 현재 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의 ‘드림벤처스타기업’으로 지정돼, SK그룹의 지원하에 기술의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나노 Fab(나노종합기술원)을 활용하여 시제품을 제작 중이며, 이르면 1년 내 상용화가 가능하다. 5년 내 1000억원 매출이 목표다. 지난해 11월 국내 특허를 확보했고 미국, 일본, 중국에서 특허 출원 중이다.

연구팀을 이끈 조병진 교수는 고려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전기 및 전가공학과 석ㆍ박사를 졸업했으며 벨기에 IMEC 연구원과 하이닉스 반도체ㆍ메모리 연구소 팀장과 싱가포르 국립대 교수를 거쳐 현재 카이스트 교수로 재직 중이다. CMOS 반도체 소자와 그래핀 전자소자, 열전 발전 소자 등을 전문으로 연구해왔다.

유네스코는 지난 2008년부터 세계 전문가와 기업인 200여명의 투표를 통해 ‘세상을 바꿀 10대 기술(넷엑스플로 어워드)’을 선정해왔다. 조교수팀의 연구에 앞서 트위터나 3D프린터 등도 세상을 바꿀 10대 기술로 선정된 바 있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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