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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난과학] 바퀴벌레, 저마다 성격 다르다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더럽다. 역겹다. 징그럽다.”

바퀴벌레를 보면 우리가 흔히 하는 말이죠. 그런데 바퀴벌레마다 성격이 다르다는 걸 아셨나요. 대담한 바퀴벌레가 있다면 낯을 가리는 바퀴벌레도 있다는 겁니다. 사교성이 좋은 바퀴벌레도 있고 공격적인 성향의 바퀴벌레도 있답니다.

브뤼셀 자유대학교 이삭 플라나스 시트하 행동생태학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바퀴벌레가 저마다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주어진 환경에서 바퀴벌레들이 저마다 달리 행동하는데, 그 행동에는 일관성이 있다는 설명입니다.

사진설명=밝은 빛을 피해 쉴 곳을 찾고 있는 바퀴벌레(이삭 플라나스 시트하 연구팀의 실험 사진)

연구팀은 바퀴벌레의 성격을 알아내기 위해 304마리의 바퀴벌레의 가슴에 무선주파수 칩을 부착했습니다. 그리고선 바퀴벌레를 16마리씩 19개의 그룹으로 나눴습니다. 이후 1주일에 세 번씩 밝은 색상의 침구류와 전기펜스가 쳐져 있는 동그란 플라스틱 상자의 가운데에 각 그룹을 배치시켰습니다.

그 결과, 낯을 가리는 바퀴벌레는 새로운 공간에 들어가자마자 어디론가 도망치려는 반면 대담한 바퀴벌레는 그 공간을 탐사하는 데 시간을 소요했습니다. 주어진 환경을 바꿔봐도 바퀴벌레들은 저마다 자기 성격대로 움직였습니다.

이어 연구팀은 붉은 빛을 내는 플렉시 유리커버를 플라스틱 상자 가운데 두었습니다. 그러자 밝은 빛에 공포를 느끼는 바퀴벌레들이 붉은 빛을 내는 플렉시 유리커버로 향했습니다. 공포를 잘 느끼는 바퀴벌레들인지라 안전한 서식처로 빨리 이동하고 싶었기 때문이었죠.

한편 바퀴벌레들은 리더와 추종자가 있는 사회를 구성하지 않습니다. 다만 각자 다른 위치에서 다른 성격을 가지면서 하나의 사회를 만들어나가고 있는거죠. 이같은 연구결과는 최근 영국 왕립학회보(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최신판에 실렸습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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