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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칼럼-전창협]비정상의 정상화
고향 강원도 속초 시내에 있는 청초호는 둘레가 5㎞나 되는 거대한 호수인 석호다. 어렸을 때 어르신들은 한겨울 꽁꽁 언 청초호를 걸어서 시내를 왕래했다. 그 시절 어르신들이 요즘 서울 날씨를 보면, 과장을 조금 보태면 여름이라고 할 정도로 따뜻하다 느낄 것이다. 작년 한해를 돌아보면 더 심하다. 작년 2월 평균 기온은 2.5도로 평년보다 1.4도 높을 정도로 따듯했다 작년 4월 평균기온은 13.4도, 계절에 비해 무덥다고 느낄 정도였다. 봄꽃이 이르게 피고, 꽃같은 수많은 어린 목숨들이 세월호와 함께 진 것도 봄답지 않게 더웠던 그즈음이었다. 대관령엔 눈이 내렸지만, 제주에선 열대야가 관측된 것은 5월이었다.

날씨가 조금만 낯설어도 이상기후란 딱지가 붙는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이상기후란 원래부터 없다는 주장을 펼친다.지구 역사에서 날씨가 정상적인 경우는 없었고 정상적이지 않은 게 정상이란 것이다. 독일 역사학자인 볼프강 베링어도 ‘기후의 문화사’에서 비슷한 주장을 한다. 지구는 빙하기와 온난기 두시기 밖에 없고, 인간은 빙하기의 자손이지만, 문명은 온난기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온난화을 재앙으로 보는 시각에도 반대한다. 기후는 늘 비정상였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단지 침착함을 유지하라는 주장이다.

지구 온난화를 걱정하는 목소리속에 미니 빙하기에 접어들었다는 시각도 팽팽하다. 유명 영화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지구 온난화를 허구(fiction)로 여기지 말아달라”고 호소하고 있지만, 빙하기 주장론자들 역시 자신들의 얘기를 소설이 아니라고 경고한다.

실질 예금금리가 1%대로 떨어졌다. 1년짜리 정기예금의 경우 실질 금리는 마이너스다. 외환위기 때 처럼 예금금리가 20%를 넘었던 시절엔 ‘1억원만 은행에 맡기면 노후걱정은 끝’이란 얘기를 했던 사람들은 청초호를 걸어다녔던 어르신들이나 다를 바 없다.

저금리가 과거엔 비정상이었지만, 지금은 정상이다. 저금리시대엔 높은 위험(High risk)을 감수한다고 해도 높은 수익(High return)을 얻을 곳이 마땅치 않다.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역시 부동산 투기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하지만 몇 십년이 지나면 지금은 당연한 듯 보이는 고위공직자의 부동산 투기의혹은 검증목록에서 사라질 것이다. 땅이나 아파트가 이제는 큰 돈을 만질 수 있는 재테크 대상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은행 정기예금으로 목돈을 마련하긴 어렵다. 증권사들은 중간 정도의 위험을 감수하고 중간정도의 수익(Middle risk-Middle return)을 올리는 상품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통화당국이 기준금리를 올리기보단 내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재테크 기상도도 빙하기에 접어들었다고 얘기해도 될 만큼, 돈 굴릴 데가 마땅치 않다.

저금리가 ‘뉴 노멀(New nomal)’인 시대다. 과거엔 금리 마이너스 시대를 비정상이라고 얘길했겠지만, 이젠 정상이다.

새로운 기준에 몸을 맞출 때다. 역사도 비정상인 상황에서 한 발 더 나갔다는 얘기도 새겨들을 만 하다. jlj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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