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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애플과 격차 다시 벌어진 삼성, 혁신 고삐 조여야
세계 주요 기업들의 영업실적이 발표되는 어닝시즌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 52조7300억원, 영업이익 5조2900억원의 실적을 냈다. 분기마다 1조~2조원씩 떨어지던 영업이익이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애플이 낸 실적 앞에 삼성전자는 그저 초라한 모습이다. 애플은 지난해 4분기에 764억달러(약 81조원)의 매출을 올려 180억달러(약 19조500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세계 어떤 기업도 이처럼 짧은 기간에 이렇게 많은 돈을 번 적은 없었다. 해외 언론들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삼성전자와 애플 양강 구도에서 애플 독주 체제로 전환됐다고 선언했다.

세계 언론이 애플 독주를 점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애플은 철옹성같아 보였던 삼성의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 1위 자리 마저 빼앗았다.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두 회사는 지난해 4분기 나란히 7450만대 스마트폰을 판매했다. 고가 스마트폰만 파는 애플이 10만원 미만 초저가 제품부터 100만원 가까이하는 고가 제품까지 파는 삼성과 같은 대수를 판매한 것이다. 아이폰의 디자인을 베꼈다고 삼성전자를 맹공격했던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방향을 급선회해 대형 화면을 중시하는 삼성 스타일의 신제품(아이폰6, 아이폰6플러스)을 내놓으면서 시장에 폭풍이 일어났다. 아이폰이 가진 소프트웨어, 운영체제의 강점을 유지하면서 삼성 제품이 가진 하드웨어적 강점을 가져가 버린 것이 성공의 비결이다. 삼성이 중국 시장에서 조차 샤오미에 1위 자리를 내주는 동안 애플은 중화권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70%가 늘어난 161억달러를 기록했다. 짝퉁 천국, 저가 제품 천국인 중국이지만 하이엔드(고기능 고가제품) 제품이 통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해 주었다.

애플의 대약진은 ‘졸면 죽는다’는 글로벌 기업 생태계의 냉엄함을 다시금 일깨운다. 삼성이 분기 매출 8조원 시대를 열며 안주하는 사이에 애플은 스티브 잡스의 ‘한 손 화면’ 철칙까지 버리는 등 지속적 혁신으로 수익성과 판매량 모두를 석권하면서 글로벌 2관왕에 올랐다. 애플이 올해 4월 웨어러블 단말기인 ‘애플 와치’ 시판에 들어가게 되면 삼성과의 격차는 더 벌어질 수 있다. 삼성은 오는 3월 공개 예정인 ‘갤럭시S6’를 반전의 열쇠로 삼아야 한다. 새로운 세상을 여는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이지 못하면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없다. 끊임없는 혁신과 도전으로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해야 생존의 길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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