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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애플 ‘월급사장’ 팀쿡…6년 뒤엔 ‘빌리어네어’
5년차 CEO 쿡, 작년 연봉 100억원…현재 부사장 안젤라의 8분의 1 수준
2021년까지 근무시 100만주 보유…자산 3조원대 ‘억만장자’ 대열 합류


[슈퍼리치섹션] 애플(Apple)의 최고경영자(CEO)인 팀 쿡(Tim Cook)의 연봉이 공개됐다. 연간 매출 1830억 달러, 약 200조원을 넘는 대형회사의 수장 치고는 다소 적어보이는 연봉을 받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팀 쿡이 몇 년 뒤 자산 10억 달러 이상의 빌리어네어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의 독특한 ‘성과-보상’ 구조 때문이다.

지난주 애플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임원들의 지난해 연봉과 상여금 내역을 제출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누가 가장 많은 돈을 받았는지 여부. 의외로 최고경영자인 팀쿡이 가장 많은 돈을 받은 인물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지난해 920만 달러의 보수를 받았다. 200만 달러가 기본급이었고 나머지 720만 달러는 성과급이었다. 가장 연봉이 높았던 이는 애플의 온라인-판매 담당 부사장인 안젤라 아렌츠(Angela Ahrendts·아래 사진)로 그녀는 7300만 달러 ‘상당’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신고돼 있다. 


물론 팀 쿡이 받은 920만 달러는 큰 돈이다. 우리 돈으로 100억원이 넘는다. 그러나 세계 최고 브랜드인 애플 수장의 봉급임을 감안하면 많은 것만은 아니다.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신종균 IM부문 사장은 지난해 ‘3분기까지만’ 120억원이 넘는 누적 보수를 받았다.

다른 기업들과 비교해봐도 그렇다. 애플의 기업가치는 현재 6600억 달러에 달한다. 애플은 최근 사상 최고 분기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애플은 아이폰 판매 급신장으로 회계연도 1분기 순이익이 180억 달러에 이르렀으며 주당 순이익은 3.06달러, 매출액은 746억 달러였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9.5%, 순익은 37.0%나 증가했다. 애플의 보유한 현 금성 자산도 1780억 달러에 달한다. 이런 실적이 이어지면 기업가치도 그만큼 높아질 수밖에 없다. 기업가치가 2140억 달러로 애플의 3분의 1에 그치는 금융회사 JP모건의 CEO인 제이미 다이먼이 지난 한 해 2000만 달러의 보수를 받았다.

반면 부사장인 안젤라의 보수는 다소 많아 보인다. 이유가 있다. 안젤라는 명품브랜드인 버버리의 전 CEO 출신으로 2013년에 애플로 스카우트됐다. 그녀는 버버리시절 연간 500만 달러를 웃도는 봉급과 함께 3700만 달러 규모의 ‘unvested stock’을 축적하고 있었다. 

안젤라 아렌츠 애플 부사장

우리에게는 생소한 ‘unvested stock’은 주로 높은 연봉에 스카우트된 최고위 임원들에게 주어지는 일종의 ‘스톡옵션’이다. 매년 조금씩 주식을 공짜로 받을 권리가 주어지지만, 일정기간 근무해야만 주식을 손에 넣을 수 있고 그 후에야 팔 수 있다. 정해진 시점 전에 좌천되거나 회사를 옮기면 모든 권한이 날아간다. 능력있는 임원을 오래 붙잡아두기 위한 조치다.

안젤라 역시 버버리에서 능력을 인정받으면서 3700만 달러 규모의 ‘unvested stock’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애플로 회사를 옮기면서 이 권한이 모두 사라지게 된 것이다. 애플은 안젤라를 스카우트하면서 이를 모두 보전해줬다. 거기에 3000만 달러가 넘는 각종 옵션을 추가로 제공해줬다. 그래서 그녀의 지난해 총 급여가 7300만 달러에 달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녀 역시 향후 5년간 애플에서 더 근무해야 애플에서 추가로 제공받은 3000만 달러 규모의 주식을 손에 쥘 수 있다. 사실 팀 쿡의 봉급이 상대적으로 적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팀 쿡은 알려진 대로 애플에서 성장해온 인물이다. 스카우트된 게 아니다보니 안젤라 같은 사이닝 보너스(특별 보너스) 같은 보수를 받은 적이 없다. 대신 그는 2011년 8월 CEO 자리에 오르면서 애플 주식 100만주의 ‘unvested stock’ 권리를 받았다. 당시 가격으로만 무려 3억7600만 달러에 달하는 주식이다. 대신 이 주식에도 조건이 붙어 있다. 회사에서 10년을 근무하면서 순차적으로 주식을 나누어 받을 수 있는 구조다. CEO로 4년을 채운 시점인 지난해 말에 팀 쿡은 이 가운데 1억4500만 달러 규모의 주식을 먼저 받았다.

하지만 아직도 그에겐 5억3600만 달러 규모의 ‘unvested stock’이 남아있다. 팀 쿡이 CEO를 맡은 후 4년간 애플의 주가가 80%가량 오르면서 그가 받기로 한 주식 100만주의 총가치도 그만큼 뛰었기 때문이다. 그는 계약대로 10년차가 되는 2021년에 남은 주식을 받게 된다. 앞으로 6년이 남았다.

전문가들은 “팀 쿡이 결국 빌리어네어가 될 것”으로 본다. 남은 6년간 애플의 기업가치가 더 높아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애플의 주가는 지난 6년간 400%가 상승했다. 만약 향후 6년 동안 회사 가치가 과거와 같이 400% 오른다면, 쿡이 회사로부터 받게 되는 주식의 가치는 총 27억달러, 우리 돈 3조원에 육박하게 된다. 물론 이미 세계 최대 제조업체로 떠오른 애플의 기업가치가 지금보다 4배나 더 커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애플이 지금처럼 시장을 리딩하는 수익성 높은 기업으로의 위상을 유지한다면 팀 쿡이 빌리어네어가 되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2021년 애플의 주가가 172달러 선에만 다다르면 팀 쿡이 받게 되는 애플 주식의 가치가 총 10억 달러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의 주가는 현재 110달러 선을 오가고 있다. 50% 정도 오르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능력있는 CEO에게 많은 돈을 주는 미국이라고 하더라도 제조업체의 창업자나 공동창업자가 아닌 월급쟁이가 빌리어네어가 되는 경우는 가뭄에 콩 나듯 드물다. 전례는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전 CEO였던 스티브 발머(Steve Ballmer)나 구글의 CEO인 에릭 슈미트(Eric Emerson Schmidt) 등이 월급쟁이 사장으로는 드물게 수조원대의 자산가가 됐다. 현재 발머의 재산은 226억 달러, 슈미트의 재산은 90억 달러 정도로 평가 받는다. 두 사람 모두 엔지니어 출신의 창업자를 도와 IT산업의 한 세대를 이끌어온 회사를 키워냈다. 팀 쿡이 6년 후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sw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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