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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형ㆍ저가 아파트에서 월세거래 많았다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전세가 ‘대세’였던 아파트 임차시장이 지각변동 중이다. 월세의 비중이 무서운 속도로 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서울에서 체결된 아파트 월세는 4만3642건(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 집계)이었다. 2013년 전체 거래량 대비 22% 가량 증가했다. 거래량으로만 봤을 때 강남구(5239건), 송파구(4033건), 노원구(4000건) 등지서 거래가 가장 많았다.

증가율을 보면, 종로구가 1년 사이 55.5%(254건→395건)나 늘었다. 이어 금천구(52.6%), 강북구(45.4%), 서대문구(42.2%) 순이었다.

<사진설명>전세 거래가 주축을 이뤘던 아파트 임차시장에서 월세 거래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노원구의 아파트 밀집지역.

최근 국토부가 발표한 ‘2014 주거실태조사’ 주요지표도 이런 분위기를 뒷받침한다. 차가가구 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50.5%에서 지난해 55.0%로 상승한 것. 전세 비중을 앞질렀다. 월세 거래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소형 단지에서 많이 나타났다.

국토부의 실거래 자료를 보면,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3830가구)의 월세거래는 2013년 66건에서 지난해 73건으로 늘었다. 소형 면적으로만 구성된 노원구 중계그린1단지(3481가구) 월세거래도 2013년 67건에서 지난해 77건으로 상승했다.

강남권에서도 전세수요가 많은 소형아파트를 중심으로 월세 거래건수가 증가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2013년 월세거래는 135건에서 지난해 154건으로 늘었다. 잠실 신천동 파크리오에서도 2013년 408건이었던 월세는 지난해 492건까지 증가했다.

파크리오 인근 한 중개업소 대표는 “파크리오에선 원룸형인 전용 35㎡짜리가 월세로 부쩍 많이 거래됐다”며 “임대수익을 거두려는 투자고객들이 몰리면서 소형 아파트의 손바뀜도 활발했다”고 전했다.

거래량이 늘어나는 만큼, 보증금과 월세 수준도 천차만별이다. 월세의 특성상 시세가 가변적이기 때문이다. 월세 집을 내놓는 집주인들은 ‘너무 높지도 않고 낮지도 않은’ 보증금과 월세를 원하지만, 세입자들은 차라리 보증금을 많이 내고 월세는 적게 내려고 든다. 생활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강북구 미아뉴타운 월드부동산 관계자는 “워낙 전셋집 찾기가 힘들어지면서 월세 거래도 지난해에 부쩍 늘었는데, 임차인과 임대인이 모두 만족하는 거래가 이뤄지기는 어렵다”며 “집주인들은 전세 보증금의 4분의1이나 5분의1 수준에서 보증금을 맞추고 나머지를 월세로 받으려 하는데 손님들은 보증금을 전세의 절반 수준까지 많이 내고 월세를 최대한 덜 내려고 든다”고 했다.

생활비에서 목돈을 뚝 떼어서 매달 납부해야 부담을 낮추려는 일부 임차인들은 전세자금대출을 받아 보증금을 최대한 많이 내놓으려고 한다.

서대문구 유진공인 관계자는 “전세 계약 만기를 앞둔 세입자들 중에서 전세금을 올려주는 대신에 기존 보증금 수준을 유지하면서 월세를 10만~20만원 정도 내는 식으로 재게약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김혜현 렌트라이프 대표는 “현재 국토부의 월세 거래량 자료에는 확정일자를 받은 거래가 집계되는데, 전세에서 반전세로 전환된 거래 등은 대개 확정일자를 받지 않는 만큼 실제 월세 거래량은 더 많을 수 밖에 없다”며 “월세 아파트가 많아지는 건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whywh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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