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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아나 ‘제2 LCC’ 설립논란 가열
저비용항공업계 “시장구도 역행…공멸”…아시아나 “비수익노선 경쟁력 강화”


아시아나항공의 제2 저비용항공사(LCC) 설립을 둘러싸고 업계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부산에 기반한 LCC업체인 에어부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올해 인천을 거점으로 한 제2 LCC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올 초 시무식에서 “기존 운영중이던 LCC업체 에어부산에 이어 두 번째 LCC를 올해 안으로 출범시키겠다”고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이를 위해 아시아나항공은 이달 말 테스크포스(TF)팀을 꾸려 본격적인 추진 작업에 착수한다.

▶LCC업계 “기존 시장구도 역행”=이에 대해 애경그룹 계열 국내 최대 LCC인 제주항공이 발끈하고 나섰다. 제주항공 측은 “아시아나항공의 제2 LCC 설립은 기존항공사 중심으로 시장이 회귀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제주항공은 2005년 출범한 우리나라 최초의 LCC업체다. 이후 진에어,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이 등장하면서 현재는 5개의 LCC가 국내ㆍ국제선에 취항 중이다. 이 가운데 진에어는 대한항공, 에어부산은 아시아나항공 계열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국내선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를 밑돌지만 진에어와 에어부산 등 자회사를 포함하면 시장 지배력은 약 70%까지 높아진다”며 “대형 항공사가 주도하는 새로운 LCC의 추가 시장 진입은 오히려 기존 항공사의 점유율을 높여 우리나라 민간항공 역사를 자칫 과거로 되돌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형식적으로는 항공시장이 다원화됐지만 실질적으로는 여전히 기존 항공사 중심의 시장구조가 유지되고 있는 만큼 보다 항공산업 발전을 위한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LCC 전용 터미널 개설이나 이ㆍ착륙료 감면과 같은 정부의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이 1988년 설립된 이후 퇴직세대가 나오고 있고 구조조정 차원에서도 직원을 LCC에 떠넘기려 하는 등 고도의 경영전략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LCC 황금노선은 중국인데 중국시장이 개방되지 않아 신규노선 취항에 한계가 있다”며 “자칫 LCC의 과다 경쟁으로 공멸 위험성도 있다”고 전했다.

▶아시아나 “경영합리화 차원”=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은 이같은 주장에 정면반박했다. 무엇보다 에어부산은 엄밀한 의미에서 아시아나항공 계열사로 보기에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에어부산 지분 54%를 부산기반 기업 및 단체 14곳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 지분율은 46%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에어부산을 확장하는 것은 주주 등의 동의를 거쳐야 하는데, 부산 기반 LCC라는 취지에 어긋난다. 확장에 한계가 있다”면서 “이 때문에 인천과 김포공항을 거점으로 한 제2 LCC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에어부산은 부산을 기반으로 한 지역항공사로, 에어부산 거점이 부산과 인천으로 이원화될 경우 에어부산 취지와 경쟁력이 무산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는 것이다.

LCC업체가 주장하는 구조조정 연관설도 부인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신규 LCC 건립이 비수익 노선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경영합리화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아시아나항공은 일본 등 지방 소도시 단거리 노선에서 LCC 공세에 밀려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기존에 없던 노선을 새로 만든다기 보다 일부 비수익 노선을 LCC에 이전해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또 일본 피치, 말레이시아 에어아시아 등 외국 저가항공사의 공세에 대응하는 차원에서도 인천기반 제2 LCC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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