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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도권 상가 경매, 돈되는 물건에만 입찰자 몰린다…쏠림현상 심화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지난 21일 서울남부지방법원 경매9계. 모두 7건의 상업시설(상가ㆍ점포ㆍ근린상가 등)이 경매에 나왔으나 모두 유찰되고 단 한건만 주인을 찾았다. 낙찰된 물건은 영등포구 대림동 전체 면적 3422㎡의 근린상가로 감정가(65억191만원)의 84%인 54억5600만원에 낙찰됐다.

경매 담당자는 “요즘 경매시장엔 수익률이 낮은 상업시설이 많이 나와 전체적으로 낙찰은 잘 안되는 편”이라며 “다만 어느 정도 수익률이 보장되는 물건에만 사람들이 몰리기 때문에 평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새해 들어 수도권 상업시설 경매에 ‘쏠림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수익률이 보장되는 일부 상업시설에는 사람들이 몰려 낙찰가율은 고공행진을 기록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낙찰 물건은 크게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올들어 수도권 경매시장에 상업시설 투자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서울의 한 경매법원 모습.

22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 1월(21일 기준) 서울 상업시설 낙찰가율은 81.4%를 기록해 2011년 9월(84%) 이후 3년4개월 만에 80%대에 진입했다. 낙찰물건의 평균 응찰자수는 4.45명으로 역대 최고로 많다.

경기와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상황도 비슷하다. 낙찰가율은 65.60%, 평균 응찰자수는 3.1명으로 지난해에 이어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저금리 상황이 이어지면서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이 커져 사람들이 경매시장에 몰리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경매시장에 나온 상업시설의 낙찰률(경매물건수 대비 낙찰물건수 비율)은 급락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올 1월 서울 상업시설 낙찰률은 12.9%로 2012년 7월(10.3%) 이후 2년6개월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10건 경매에 나오면 한건 정도만 주인을 찾고 있다는 이야기다.

수도권 상업시설 낙찰률도 18%에 머물어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수도권 경매시장에서 상업시설 낙찰률은 평균 20% 이상을 기록하지만 올들어 크게 떨어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경매 법원마다 상업시설 낙찰가율은 고공행진을 하는데, 낙찰률은 바닥을 기는 현상이 수시로 나타난다.

지난 20일 서울중앙지방법원 경매21계에서 진행된 상업시설 경매가 대표적이다. 이날 이 법원에서는 모두 14건의 상업시설에 대한 경매가 진행됐는데 2건만 낙찰됐다. 종로구 숭인동 388㎡ 대우디오빌 1층 상가는 감정가(70억400만원)의 89%인 62억3100만원에, 같은 건물 77㎡ 상가는 감정가(14억5000만원) 보다 비싼 15억5161만원(낙찰가율 107%)에 주인을 찾았다.

이창동 연구원은 “저금리 기조로 경매시장에서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아무 물건에나 투자하는 분위기는 아니다”며 “분위기에 휩쓸리는 투자 보다는 수익률을 면밀히 고려해 투자를 결정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 같다”고 했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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