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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유사, 재고와의 전쟁...유통기간 줄이고, 가동률도 낮춰
[헤럴드경제=김윤희 기자]국내 원유 수입량의 80%를 차지하는 두바이유가 14일(현지시간) 또다시 최저가를 경신했다. 지난 해 2조 원에 달했던 재고평가손실이 올 들어서도 계속 발생하는 셈이다. 정유 업계 1위인 SK이노베이션이 최근 재고관리 TF를 새로 꾸리는 등 업계 전체가 재고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해 약 9000억원의 재고손실을 낸 것으로 알려진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재고관리가 회사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커서 이를 위한 조직과 인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각각 5000억원, 3000억원 안팍의 재고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되는 GS칼텍스와 에쓰오일도 재고 최소화를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니다.

[사진=SK이노베이션]

국제 석유시장에서 원유를 구입해 국내 공장으로 들여오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21~22일이다. 또 SK이노베이션 기준으로 원유 수입 시점부터 석유제품을 주유소에 판매해 매출이 일어나는 시점까지 걸리는 시간은 2013년 기준으로 40.2일이다. 정유업계에서는 보통 이 기간에 있는 제품을 ‘재고’로 간주하는데 그 사이 국제 휘발유 가격이 떨어지면 회계상 손실이 발생한다. 비싼 값에 원유를 사서 떨어진 가격에 휘발유를 팔아야하기 때문이다.

정유사들은 ‘천재지변’에 대응하기 위해 원유가 배 위에 있는 21~22일을 제외한 재고기간 18일 가량을 줄이는 데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재고현황과 판매가격, 생산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돌린 후 그 결과를 공장운영에 반영한다. 에쓰오일과 GS칼텍스는 판매처를 다각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유통재고를 줄이기 위해서다. 상대적으로 몸집이 작은 현대오일뱅크는 원유 수입량을 최적화하기 위해 공장 가동률을 조정해 재고를 최소화하고 있다.

한편 최근의 유가급락은 2008년 7월4일 두바이유가 배럴당 140.70달러에서 그해 연말 36.45달러까지 폭락한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그 때는 재고평가의 회계처리 방법이 달라 피해가 크지 알려지지 않았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당시는 재고평가를 나중에 들어온 재고가 먼저 소비된다고 가정하는 후입산출법을 적용해 회계상 재고평가손실이 크지 않았지만, 실제 회사가 재고 손실로 입은 타격은 상당했다”고 말했다.

2008년 4분기 당시 SK에너지는 2690억원을 기록했지만, 재고손실이 비교적 정확하게 반영하는 현재의 총평균법을 적용했다면 적자를 기록했을 수도 있었다는 얘기다.

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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