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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건설 수주 양극화…대기업은 승승장구, 중소기업은 고전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지난 한해동안 국내건설업체 해외건설수주 실적이 660억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2위를 기록한 반면 중소건설업체의 해외 수주금액은 오히려 줄면서 해외건설시장에서 양극화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건설수주 금액은 660억달러로 직전해인 649억달러 보다 증가하면서 역대 1위였던 2010년(716억달러)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수주금액을 기록했다.

하지만 건설기업 중 전체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자본금 100억원 미만의 중소건설업체의 해외수주 실적은 30억달러로 직전해인 36억달러보다 오히려 감소했다. 이에 따라 전체 수주금액에서 중소기업 수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5.5%에서 4.5%로 줄었다.

대기업이 큰 규모의 수주를 따내고 중소기업 등이 다시 하청을 받는 국내하도급 수주 실적 역시 줄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한해 국내하도급 수주금액은 25억달러로 직전년인 29억달러에 비해 줄어들었으며, 2012년 26억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다.

중소기업에 대한 해외건설보증 실적 역시 줄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건설공제조합이 지난해 중소건설업체의 해외건설수주를 위해 지원한 보증금액은 2012년 180억원에서, 2013년 165억원, 지난해에는 130억원으로 감소했다. 국내하도급 보증역시 2013년 1071억원에서 큰폭으로 떨어진 780억원을 기록했으며, 2012년(536억원) 보다 더 떨어졌다.

전체 건설업체의 10%에 불과한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매년 해외건설수주 기록을 갈아치우며 승승장구하는 가운데 중소건설업체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이유로 우선 해외 건설 수주시장의 환경변화를 꼽을 수 있다.

건설공제조합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중소건설업체의 경우 직접수주 보다는 대기업의 하청을 받아 실적을 유지하는데, 해당국가의 노동법 등이 바뀌어 인력의 현지화가 요구돼 더이상 국내하청에 대한 위상이 위축되고 있다.

해외건설수주 시장의 ‘밭’으로 불리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진출해 있는 한 대형건설업체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수주를 따냈다고 해도 7~10% 정도의 현지화를 요구하는 상황”이라면서 “현지인력에 대한 임금이 더싼데다, 2년사이 비자 갱신비용이 25배 정도 오르는 등 국내 인력을 쓰는 비용이 커졌다”며 국내기업에 하청을 주기보다 현지인력을 쓰는 이유를 설명했다.

해외진출 중소건설업체의 ‘기초체력’이 약하다는 점도 중소건설업체가 해외시장에서 힘을 못쓰는 이유로 거론된다.국토부 관계자는 “국내 건설시장 상황이 안좋아지면서 대기업들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며 파이를 키워나가는 반면, 같은 입장에 놓인 중소기업의 경우 해외시장에 진출했다 다시 철수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실제로 아프리카의 A 나라 3.5㎞ 하수관 공사 수주를 따낸 B 중소기업의 경우에 가보니 전부 정글만 있어 인력이나 자재 조달을 하지 못하고 철수한 사례가 있다. 건설공제조합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경우, 현장파악 능력이 안돼 무턱대고 덤볐다가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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