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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유니버설 디자인
지난주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한 전시가 열렸다. ‘일상에서 만나는 유니버설디자인’전이다. 전시장에는 왼손잡이나 오른손잡이 모두 쓸 수 있는 가위 등의 문구류와 주방용품, 촉각 책 등 소소한 생활용품이 선보였다. 또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세면대와 욕실의자, 좌변기 등도 시민들의 시선을 끌었다. 유니버설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지자체를 중심으로 높아지고 있는 건 다행이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종래 장애벽을 제거하는 데서 나아가 말 그대로 장애자, 노인, 아이 등 사회적 약자든 정상인이든 누구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개념으로 나아가는 추세다. 일본의 경우 일찌감치 노령화사회로 접어들면서 이젠 공공분야는 물론 문화와 고용, 제품, 정보 등 사회 전분야로 확대돼 있다. 국내 들어와 있는 유니버설 디자인 제품의 90퍼센트 이상이 일본산인 것만 봐도 산업 수준을 알 만 하다. 반면 우리는 아직 초보단계여서 공공 분야에서나 움직임이 있을 뿐 생활산업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모양새다. 이는 유니버설 디자인을 특정인들을 위한 것으로 보는 데 있다. 보편적 설계란 말 그대로 누구나 사용하기 편한 것이다. 로날드 메이스가 제창한 ‘유니버설 디자인 7 원칙’에는 이런 게 있다. ‘간단하고 직감적인 사용’‘이해하기 쉬운 정보’‘사고의 방지와 오작동에의 수용’ 원칙 등이다. 배리어 프리 영화에 관심을 갖고 있는 한 관계자가 이런 얘길 한 적이 있다. “샴푸랑 린스의 용기가 똑같잖아요. 얼굴에 거품이 묻으면, 샴푸인지 린스인지 확인하려고 눈을 씻어야 하는데요. 만약 홈이 파져 있는 게 린스이고 안 파져 있는 게 샴푸라면, 시각장애인에게도 비장애인에게도 편리하겠죠.” 샴푸인지 린스인지 한번에 구별할 수 있는 정상인은 거의 없다. 일반인에게 편한 게 사회적 약자에게도 편하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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