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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허연회> 기재부의 정책 ‘간보기’
요리과정에서 ‘간보기’는 최적의 맛을 내기위한 필수과정이다. 그만큼 여러 의미를 지닌다. 음식에한 점검이자 손님에대란 예의다. 마지막엔 요리사 자신의 작품에대한 평가다.

그런데 정부 부처가 정책 입안 과정에서 가끔 하는 간보기는 그와 정반대다. 언론을 통해 슬쩍 흘려 여론의 반응을 떠 보는 식이다. 아니면 말고 식으로 물러나거나 다른 쪽으로 방향을 돌리는 식이다. 

그러니 느낌이 좋을리 없다. 국민을 우롱하는 것과 다름없다. 게다가 그 후유증이 만만챦다. 정책에대한 신뢰감을 잃게 만드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간보다 국 엎는 결과가 되기 일쑤다. 

최근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부터 기재부 고위 관료들이 국민들을 대상으로 간보기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일이 잦다. 

기재부 관료들이 고용노동부 관료들보다 앞서 ‘과(過)보호 되고 있는 정규직 해고 유연화’ 얘기를 흘려 반응을 살폈다. 비정규직 보호 대책을 내놓으라 했더니 슬쩍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 말장난이라도 하듯 ‘중규직’이라는 말을 만들어냈다.

이러니 어렵사리 노사정위원회에 들어가 있는 한국노총이 노사정위 불참은 물론 정부와의 전면전 얘기까지 하고 있다.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은 지난 2일 “주무 부처도 아닌 기재부가 정규직 해고 요건 완화를 비롯한 여러 얘기를 하는데 개탄스럽기 짝이 없다”고 했다.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도 “언론에 슬쩍 떠봤다가 사회적으로 반발이 심하고 분위기가 안 좋다 싶으면 사실무근이라고 발뺌하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기재부는 이번 주부터 노동시장 유연화에 대해 노사 타협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해고보다는 정규직의 ‘임금’이나 ‘근로시간의 경직성을 완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얘길 흘린다. 또 다른 간보기를 하는 모양새다.

여론을 수렴하는 여러 방법이 있다. 여론조사를 하거나 공청회를 거치면 된다. 외부에 연구 용역을 줘서 정책에 대한 영향 평가를 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간보기는 그중 가장 나쁜 방법이다.  

okidok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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