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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즘-박영훈> 삼성전자의 배당을 보는 시선!…
박영훈 금융투자부 기자
연말이 다가오면서 증시에서 최대 관심사 중 하나가 배당이다. 정부의 사내유보과세 정책 등으로 배당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때보다 높다.

증권가는 마치 배당이 한국 증시를 살릴 ‘구세주’인양 쌍수를 들고 환호하면서 배당 확대가 유력한 종목을 적극 추천하고 있다. 

박영훈 
금융투자부 기자
관심은 삼성전자로 향한다. 2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에 이어 삼성전자의 배당확대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배당확대를 노린 외국인 투자자들의 압박도 거세다. 돈을 주겠다는데 마다할 주주는 없다. 하지만 한편으로 배당은 ‘양날의 칼’이다.

구글은 배당을 하지 않는다. 스티브 잡스 역시 생전 애플에서 단 한 번의 배당도 하지 않았다. 배당을 통해 주주에게 부를 환원하는 것보다 사업에 재투자해 높은 성장률을 유지, 주가를 상승시키는 것이 주주에게 더 크게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배당은 기업의 미래 경영상황이 순조롭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내는 것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미래 성장성의 한계를 보여주는 시그널이다. 기업의 저성장에 대한 보상인 셈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고성장을 멈춘 시점에 배당을 시작했다. 더 이상 주주들이 원하는 실적을 올릴 수 없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애플도 스티브 잡스 사망 이후 순이익이 급감하자 주주 보상차원에서 배당을 재개했다.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은 이익을 주주에게 배당으로 환원하기 보다는 내부에 유보하고 재투자하기 바쁘다. 그래서 성장주의 배당수익률은 대체로 낮다. 오히려 성장 기업이 어느날 갑자기 배당을 하거나 배당확대를 발표하면 부정적인 신호로 여겨진다. 성장 속도 둔화에 대한 메시지가 담겨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확대 모두 주주친화적인 정책인 만큼 단기적으로 주가에는 긍정적일수 있다. 하지만 성장성을 담보하는 않는 배당 증액은 단지 기업의 자산을 청산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배당 증액이 오히려 기업가치나 주주의 부에 미치는 영향이 제로이거나 심지어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낮은 배당 성향이 한국 증시의 디스카운트 요인이라는 일각의 주장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구글은 지금까지 한번도 배당을 하지 않았지만 지난 수년간 주가는 계속 상승했다. 잡스의 ‘무배당 원칙’이 애플을 세계적인 IT기업으로 만드는데 일조했다는 평가도 있다. 그 누구도 배당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이들 기업의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말하지 않았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작년동기 대비 반토막이 났다. 4분기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주력 사업인 스마트폰의 성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물음표가 붙는다. 삼성전자가 많은 현금을 쌓아놓았다지만 경쟁업체인 애플과 비교하면 3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삼성전자의 위기는 사실상 지금부터 시작이다. 혁신은 제쳐두고라도 치밀하게 시장을 읽지 못했고, 무엇보다 위기다 싶으면 순식간에 반전을 꾀하던 저력과 전투력이 예전만큼 느껴지지 않는다. ‘진통제’ (배당확대)보다 지금은 투자와 지속적인 성장에 대한 확신을 시장에 심어줘야 할때다.

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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