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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中·EU도 가세, 더 거세지는 글로벌 통화전쟁
글로벌 통화전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디플레이션 공포가 목을 죄 오자 중국과 유럽연합(EU)이 마침내  경기부양을 위한 돈 풀기에 뛰어든 것이다. 우선 중국 중앙은행이 2년4개월만에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했다. 인민은행은 1년만기 대출기준금리를 5.60%로 0.40%포인트 내리고 예금금리는 0.25%포인트 인하해 2.75%로 각각 조정했다. 중국의 성장률이 올해 목표치인 7.5% 달성이 사실상 어려워지는 등 성장 둔화 우려가 커지자 특단의 조치를 취한 것이다. 일부에서는 중국이 추가적인 부양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공교롭게도 때를 맞춰 유럽중앙은행(ECB)이 대대적인 양적완화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지난 주말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유럽금융회의에서 “ECB가 목표로 잡은 인플레율 달성을 지체없이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드라기 총재의 언급은 ECB가 국채 매입에 나선다는 신호로 시장은 받아들이고 있다. ECB가 실제 행동에 나설 경우 그 규모는 대략 1조유로 상당이 이를 것이라고 한다. 이미 80조엔 규모의 국채 매입에 나선 일본 역시 소비세 인상을 미루는 등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한 재정과 통화 확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미국이 양적완화 중단을 선언하고 출구 전략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경제 강국들이 자국 통화가치를 떨어뜨리려고 돈을 풀어대는 양상이다. 양면성은 있다지만 아무래도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선 대외환경이 그만큼 어려워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 가령 중국의 금리 인하조치는 당장은 반갑다. 중국은 이미 우리의 첫째 수출 상대국이니 경기가 나아지면 나가는 물량도 늘어나게 마련이다. 그러나 우리 수출 품목의 절반 이상은 세계 시장에서 중국과 경쟁해야 하는 입장이다. 저금리와 약한 위안화를 앞세운 중국 제품의 공세는 궁극적으로 우리 기업에는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글로벌 통화전쟁의 파고는 앞으로 더 높아질 전망이다. 그러나 이를 비켜갈 방법은 없다. 게다가 안으로는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내수를 진작하고 기업의 투자도 늘려야 한다. 이러다 디플레이션의 늪에 빠지면 그야말로 일본식 장기불황에 빠져들게 된다. 안팎 곱사등 신세가 따로 없다. 면밀한 전략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자칫 엄청난 쓰나미가 밀어닥친다. 추가 금리인하 등 공격적인 통화정책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어떤 바람에도 꿈적하지 않는 튼튼한 경제구조를 갖추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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