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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칼럼-함영훈> 한국 남자골프 응원은 당당한 사회공헌이다
마흔 넘어서도 정상권에서 있었던 줄리잉스터, 로라데이비스, 캐리웹의 꾸준함은 여자프로선수들의 본보기이다. 하지만 이들이 ‘특출’할 뿐, LPGA 톱텐 중 4명이 1990년대생이고 서른 넘은 선수는 2명 뿐이다. 톱 50으로 확대하면 10대,20대 득세현상은 더 심하다. KLPGA의 경우 올해 열린 23개 대회 우승자 중 1980년대생이 단 2명뿐이고 나머지 21개 대회를 1990년대생이 차지했다. 30대 이상은 없다. 이들이 잉스터와 웹 처럼 오래도록 건승하기를 바란다. 조금만 열심히 하면 장수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는 세계여자골프가 ‘20대 초중반 전성기’라는 특성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지난 5월19일 50세인 스페인 남자 골퍼 미겔 히메네스가 스페인오픈에서 우승하면서 유러피안투어 최고령 우승 기록을 세웠다. PGA투어 최고령 우승 기록은 1965년 샘 스니드(작고)가 세운 53세이다.

30일 현재, PGA 톱50 중 4위 짐퓨릭, 11위 필 미켈슨은 44세이고, 28위 스티븐스트리커는 47세, 41위 통차이자이디와 지난주 50위였다가 한 계단 내려온 어니엘스는 45세이다. 19위 타이거우즈와 24위 제이미 도널드슨은 75년생이고, 5위 헨릭스탠손, 15위 잭 존슨, 38위 라이언 파머 43위 이언 폴터는 76년생으로, 내일모레 마흔이다. 1990년 이후 태어난 선수는 단 4명(8%)에 불과하다. PGA 8승을 기록한 최경주는 41세에도 우승했다. PGA 톱50의 평균연령은 30대 후반이다. 여자골프 전성기가 10대후반~20대중반인데 비해, 남자골프는 10대 후반~40대 중후반 누구든, 언제든, 우승할 수 있을 정도로 전성기 폭이 넓다.

‘PGA 1승은 LPGA 5승(1X5가설)’이라는 말이 있다. 이에 대해 몇몇은 선듯 동의하기 어려울지 몰라도, 산술적으로, 쟁쟁한 선수층 면에서 남자가 여자의 5배에 육박함은 분명하다. 이는 남자대회 상금이 많은 이유 중 하나이다.

‘한국 여자골프 선수들도 단명하지 말고 꾸준하길 바란다’는 의미를 담은 ‘1X5 가설’의 배후엔 두 가지 안타까움이 존재한다. 하나는 한국 남자골프의 현실은 정반대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최근 들어 3040시대 한국남자골퍼들의 성적이 다른 나라에 비해 현저히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여자대회는 28개인데, 남자대회는 30일 시작된 헤럴드 KYJ 투어챔피언십을 포함해 14개에 불과하다. 남들은 30대 후반이 대세인데, 우리의 30대는 3승만 하고 40대 이상 우승은 없다. ‘1X5가설’에 동의 한다면, 13번 세계를 제패한 남자골프의 성적은 결코 무시될 수 없다. 공기를 가르는 샷의 호쾌함과 쇼트게임의 섬세함 등 남자골프의 매력은 골프의 전형이다. 까닭 모를 홀대에 미래를 고민하던 한국의 3040 남자골퍼의 기가 꺾인 느낌이다. 설명하기 구차한 서글픔 속에서도, 꿋꿋이 일어서려고 노력하고 있는 한국 남자골퍼들을 보듬고 지원하는 일은 골프인구 600만 시대에, 리우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지금, 정정당당한 사회공헌이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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