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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조직혁신 위해 고강도 개혁 불가피한 현대重
현대중공업이 임원 전원에게 사표 제출을 요구하는 등 강도 높은 개혁에 착수했다. 회사 안팎에선 이번 조치로 전체 임원의 30% 이상이 물갈이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만큼 개혁의 강도가 예사롭지 않다는 얘기다. 실제 이 회사 권오갑 사장은 일요일인 12일 개혁을 통보하는 긴급 본부장 회의를 소집해 긴장감을 한껏 높였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현실을 직시해야 하며 개혁을 통해 새롭게 변화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힘주어 말한 것이 이런 맥락이라 할 수 있다. 결국 임원교체는 시작에 불과하고 이를 신호탄으로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남의 일 같지 않다고 여기는 기업이 적지않을 듯하다.

현대중공업이 이처럼 개혁의 고삐를 바짝 죄고 나선 것은 물론 창사 이후 최대의 경영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다. 당장 영업 환경이 최악이다. 업황 부진으로 현대중공업은 지난 2/4분기에만 1조원이 훨씬 넘는 영업손실을 냈다. 더 문제는 이같은 위기 상황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가 물량공세를 펴던 중국 조선업계가 질적 경쟁력까지 갖춰가고 있어 앞으로 입지는 더 좁아질 수밖에 없다. 사정이 이런데도 노조는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20년동안 이어오던 무분규 전통도 서서이 금이 가는 모습이다. 이런 상태를 더 이상 외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이는 표면적 이유에 지나지 않는다. 정작 서슬퍼런 개혁의 칼날이 겨냥하는 곳은 조직 문화다. 현대중공업이 위기에 빠진 까닭은 물론 업황 부진에서 일차 기인하지만 관료적이고 느슨한 조직문화와 꽉 막힌 소통에도 상당한 원인이 있다는 게 사측의 판단이다. 차제에 이를 바로 잡아 조직을 효율화하고 소통을 확대하는 것이 개혁의 궁극적 목적인 셈이다. 하긴 권 사장이 취임 이후 구내식당과 작업현장을 돌며 일선의 목소리 듣기에 주력한 것은 그동안 사내 소통이 그만큼 부족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사상 초유의 위기에서 현대중공업은 개혁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비단 이 회사 뿐이 아닐 것이다. 가깝게는 함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선업계가, 크게는 재계 전체가 다 마찬가지다. 조직의 군살을 빼고, 생산 원가를 한 푼이라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찾지 못하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 개혁은 저항이 따르게 마련이다. 개혁의 성공을 위해서는 노조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수다. 노사가 힘을 합하면 아무리 높은 위기의 파고도 얼마든지 넘을 수 있다. 현대중공업의 개혁이 그 시금석이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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