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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총체적 부실 道公, 통행료 인상 논할 때인가
고속도로 터널공사를 하면서 터널 붕괴를 막기위해 시공하는 락 볼트(Rock Bolt)를 빼 먹은 사건은 가히 충격적이다. 부실공사측면에서 지하공사후 터널 뒷채움공사를 제대로 마무리하지 않아 대형 땅꺼짐 현상이 발생한 서울 잠실 싱크홀 사건을 뛰어넘을 정도다.

락 볼트는 터널 지반 보강자재로 터널 굴착과정에서 암반에 최고 5m까지 삽입, 무너짐을 방지하는 핵심 지지대다. 그 위에 급속히 굳는 특수 콘크리트(숏크리트)를 부어 터널 천정과 벽면을 완성하기 때문에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대우건설 동부건설 등 대기업은 물론 선산토건, 계룡건설 등 유명건설사들이 경부고속도로 확장공사를 수행하면서 이같은 락 볼트를 수천 개에서 수만 개씩 덜 쓰고 시공, 수십억원을 챙긴 사실이 드러났다. 비리는 여기에 그치지않았다. 검찰조사 결과 한국도로공사가 발주해 2010년 이후 착공한 121개 터널 가운데 64%인 78개 터널에서 똑 같은 부실 및 비리가 적발됐다. 현장 대부분이 비리 덩어리였던 것이다. 더구나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이같은 후진적 시공 비리가 계속됐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락볼트 비리나 싱크홀 부실 등은 대형사고를 유발해 애꿎은 도로 이용자가 날벼락을 당할수 있다는 점에서 간접살인과 다를 바 없다. 건설공사 생리상 감독과 감리의 검은 고리가 전제되지 않는 한 이같은 비리와 부실은 불가능하다. 건설공사 부실대책이 숱하게 만들어지고 단죄가 지속됐지만 수면 아래서는 여전히 시공-감리-감독이 한 통속이 돼 있다는 사실이 거듭 증명된 셈이다. 현장 비리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

아울러 도로공사의 관리부실 역시 근본적 치유가 시급하다. 현재 공사가 진행중인 서울~양양고속도로만 해도 터널이 줄줄 무너지고 하도급업체마저 부도가 나 공사가 크게 지연되는 상황이다. 최근 30개 이상 휴게소를 낙찰받아 운영중인 업체와의 비리사건이 터졌고 하이패스차단기 설치비 낭비, 부당한 예산 집행사실 등 일일이 따지기 힘들 정도로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공기업 가운데 가장 뒤진 게 공급자 중심의 도공 홈페이지와 ARS전화라는 비난도 거세다. 이런 판국에 김학송 사장은 통행료 7% 인상을 들고 나왔다. 정말 염치가 없다. 정치 사장과 관피아가 판을 친 후유증은 이렇게 크다. 공기업이 국민에 봉사는 커녕 군림하려 들고, 비리의 온상이니 개혁 1순위라는 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철저한 자기반성과 선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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