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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학 우등생들은 M&A중…비주력 캐시카우 팔고, 미래 신소재 인수
[헤럴드경제=김윤희 기자]김승연 회장이 이끄는 한화그룹은 올들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비주력 수익사업인 건자재와 제약 부문은 비싼 값에 팔고, 기술력을 갖춘 국내외 중소업체들을 인수해 태양광 및 첨단소재를 키우고 있다. 그룹의 핵심인 석유화학사업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헐값에 매물로 나온 KPX화인케미칼을 인수해 1일 한화화인케미칼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한화그룹은 “앞으로 적극적인 M&A를 통해 석유화학과 태양광 사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사업구조 재편은 비단 한화그룹에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더디게 돌아가는 화학산업이 최근 대형 M&A로 분주해졌다.

2일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2007~2013년간 전 세계 화학산업의 대형 M&A건수는 2000~2006년에 비해 187건 늘어난 429건을 기록했다. 특히 식품영양, 에너지소재, 자동차소재, 헬스케어와 농화학 분야 거래건수가 크게 늘었다.

특히 한화그룹처럼 비주력 사업이지만 상당한 매출을 내는 캐시카우 사업을 매각하는 ‘포트폴리오 재구축’ 계획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성장성은 높지 않지만, 기술경쟁력 및 시장지위가 우월해 상당기간 안정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사업을 높은 가격에 매각해 정리하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듀폰사는 2012년 칼라일그룹에 기능성 코팅사업을 매각했다. 이 사업은 매출 43억 달러로 고기능 페인팅 코팅 시장에서 3대 메이저로 인정받던 사업이다. 지난해에도 다우케미칼의 클로린화합물 사업, 록우드의 염안료 및 수처리첨가제 사업 등이 매물로 나왔다.

대신 미래형 소재 부문은 적극적으로 인수하고 있다. 아직 성장 초기여서 값은 비싸지 않지만, 차근차근 역량을 확보하고 시장을 개척하면 상당기간 높은 수익과 성장률을 기대할 수 있는 사업군이다. 특히 셰일혁명에 대한 기대가 확산되면서 석유 및 가스 관련 화학제품, 수처리 약품 및 신소재가 각광받고 있다. 국내 SK, 한화, 롯데 등 대기업들도 이미 셰일가스와 관련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LG화학은 지난 3월 미국 수처리 필터 전문업체인 NanoH2O를 인수했고, 두산그룹은 연료전지업체 퓨어셀파워와 미국 클린엣지파워를 사들였다.

저가 범용제품군에서 주도권을 갖고 있는 중국, 중동기업들도 최근 전 세계 M&A 시장에 공격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 화학분야 M&A 거래에서 중동과 아시아 기업에 인수된 비중이 금액 기준 30%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핵심기술을 보완하기 위해 해외 매물을 적극적으로 인수해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려는 전략이다.

LG경제연구원의 임지수 연구위원은 “구미 화학기업들이 왜 매출감소를 감수하면서 사업구조 재편을 추진하는지, 미래형 소재사업에 대한 투자를 왜 저렇게 장기간 지속하는지 고민해야 한다”면서 “한국 화학기업들도 사업고도화를 위해 더 적극적으로 글로벌 M&A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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