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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김성훈] 신재생, 절약을 넘어 ESSㆍEMS로 구현하는 스마트 에너지 시대
김성훈 KT 스마트에너지사업단장

최근 몇 년 동안 기술 분야에서 뿐만 아니라 사회, 문화 전반을 아우르는 영역에서 항상 빠지지 않는 키워드는 ‘스마트’다. 이 같은 현상은 ‘스마트폰’이라 불리는 새로운 개념의 이동전화가 우리 생활 속에 보편화된 시점으로부터 시작됐다. 인터넷, 반도체 등 정보통신기술(ICT)에 기반한 변화와 혁신을 통해 기존의 휴대전화가 갖지 못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며 우리 삶의 가치를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이렇게 시작된 소위 ‘스마트’ 혁명은 다양한 전통산업 분야로 확산돼 변화, 혁신을 상징하는 접두어로 자리잡았다. 이 같은 가운데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되고 생존에 필수적인 에너지 산업에서도 ‘스마트’한 변화의 조류는 이어지고 있다. 과연 ICT와 에너지산업의 ‘스마트’한 동거는 무엇을 의미할까.

에너지 산업은 수요를 사전에 예측해 해당 수량의 전기를 생산 및 공급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단전 상황을 예방하는 단순한 구조를 갖고 있다. 다만 수요에 대한 정확한 예측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ICT 기술을 통해 에너지 사용 효율화, 전력피크 제어 및 보다 정확한 수요예측이 가능한 스마트에너지에 대한 기대는 매우 크다.

과거 사용자의 불편을 고려하지 않은 채 ‘한등 끄기’ 등 단순한 소비 억제의 방식으로 진행됐던 에너지 효율화 방식과는 달리, ICT를 활용한 스마트 에너지는 편안하게 에너지를 사용하면서도 저장, 관제 등을 통해 절감 효과를 도모, 패러다임의 전환을 가능케 했다. 에너지가 저렴할 때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저장해 수요량에 맞춰 공급하고, 수요 관리(DR)를 통해 피크 에너지 사용량을 절감하고 다양한 에너지 활동을 통합에너지 관리시스템(EMS)로 운영관리해 효율적으로 사용한다면 추가 전력설비에 필요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제주 스마트그리드, 한국형 마이크로 에너지 그리드(K-MEG) 등 대형 사업을 통해 다양한 스마트에너지 솔루션을 통합해 실증하고 운영한 바 있다. 하지만 에너지 주권의 중요성을 감안한다면 현재의 상황에 더욱 박차를 가해 조속한 국내 시장활성화와 수익 및 관련된 일자리를 창출하고 나아가 글로벌 진출을 모색해야 할 때다.

이를 위해 기업은 스마트에너지 관련 사업을 비즈니스 모델로 개발하고, 정부는 민간이 사업을 주도해나갈 수 있도록 제도적 발판을 마련해 줘야 한다. 일례로 수요관리 사업자, 전기차 충전사업자 등 사업초기 투자를 육성하는 제도적 지원, 에너지 빅데이터 시장창출을 위한 공공데이터 공개, ESS를 독립적인 발전원으로 인정, 일정 규모 이상 빌딩의 EMS 구축 의무화, 중기적으로는 시장경제에 부합하는 요금제와 전력시장 개방 등의 다양한 제도들은 에너지 신산업 활성화에 주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불에서 시작한 인류의 에너지원은 화석연료와 원자력을 거쳐 신재생에너지로 발전 중에 있다. 또 지구촌의 한정된 에너지 자원 상황을 두고 최근 떠오르는 ‘네가와트’(NegaWattㆍ에너지 이용 효율화를 통해 전력 절감으로 확보되는 전력의 재이용)의 개념에서는 절감효과의 극대화를 위한 스마트 에너지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이를 통해 국가적으로는 탄소배출 절감, 에너지 자립도 향상, 원전 대체의 가치를, 국민에게는 에너지 절감에 따른 경제적 혜택과 편안한 에너지 사용환경을, 기업에게는 새로운 시장창출에 따른 경제효과를 제공해 줄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고 대통령이 참석한 에너지 신산업 대토론회에서 있었던 스마트 에너지와 관련된 사업을 원칙적으로 허용하는 가운데 필요에 따라 예외를 두는 방식(Negative)으로 전환하겠다는 정부의 발표는 매우 고무적이다. 또 이 자리에서 대통령은 ‘시장으로, 미래로, 세계로’ 뻗어가는 에너지 신산업을 언급한 바 있다. 민관협력을 통해 이런 스마트에너지 시대가 하루빨리 활성화돼 국민, 기업, 국가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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