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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얼푸드 프론티어] "김치 글로벌 진출" 앞장…'유산균 박사' 김봉준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한국 유산균 시장이 커지고 있는데, 시장에는 서양에서 들어온 유산균만 있고 정작 한국 유산균은 없습니다. 이대로라면 한국 유산균 시장은 종속 시장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5일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에서 만난 김봉준(41) 박사는 ‘한국의 유산균’에 대한 각별한 신념을 드러냈다. 그는 “한국인은 채식ㆍ발효식품을 먹어왔고 그에 맞춰 진화해왔다”며 “우리 식문화에서 나온 균이 우리 사람 몸에 맞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특히 김치에 주목했다. 세계 5대 건강기능식품으로 선정될 만큼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는 우리 고유 식품이지만, 정작 그 우수성이 명확히 입증되지 못하고 있는 점이 아쉬웠다. 그는 “특히 김치의 기능적인 부분에 대한 연구는 미진한 상태입니다. ‘김치가 정말 다른 것인가’ 이 질문을 해결하고 가는 것이 숙명의 과제라고 생각했었죠.”


그렇게 김 박사는 ‘김치유산균 박사’라는 별명까지 붙을 정도로 유익한 김치유산균을 찾아내는데 몰두하기 시작했다. 그는 수백여개 김치에서 분리한 3500여개 유산균 분석을 통해 이 중 133번째 균인 ‘락토바실러스 플란타룸 CJLP133(이하 CJLP133)’에서 기능성을 입증했다. 알레르기성 질환, 아토피, 자가면역질환 등에 대한 예방 또는 개선, 감염성 장 질환, 감염성 설사, 위장염, 염증성 장 질환 등에 대한 예방 및 치료용에 대한 기능성을 국내 특허를 통해 정식으로 인정받게 된 것이다.

여기까지 오는 길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그는 연구소 내부의 회의적인 시각을 이겨내야 했고, 사업화 가능성을 의심하는 경영진을 끈질기게 설득해야 했다.

특히 아토피를 앓고 있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은 모험이나 마찬가지였다. 아토피 환아에 대한 임상실험은 보통 치료약과 병행해 이뤄진다. 아이의 고통을 보는 것이 두려운 부모들의 반대 때문이다. 하지만 김 박사는 치료약을 병행하는 것에 대해 반대했다. 그는 “CJLP133 단독 효과를 검증해 일말의 의심도 남기고 싶지 않았습니다. 어정쩡한 기능성을 가지고서는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더 성장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김 박사가 이렇게까지 밀어붙일 수 있었던 데는 나름의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역시 아토피로 고통스러워 하는 어린 아들을 보며 마음이 아팠지만, 김치 유산균을 먹인 지 불과 3개월만에 증세가 깨끗이 사라지는 것을 보며 희망을 확인한 바 있다.

아이를 위해서라도 꼭 성공해야만 했던 집념이 세계 최초로 ‘피부 가려움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 ‘피부유산균 CJLP-133’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제 김 박사는 김치 유산균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김치 세계화’에 앞장서겠다는 계획도 점점 가시화되고 있다. 식물성 유산균이라는 점에 주목한 해외 업체들로부터 하나둘 연락이 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20여년간 매일 유산균을 먹으며 ‘인류 생명 연장’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던 메치니코프를 언급하며 “몇 마이크로 안되는 미생물 가지고 전 세계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고 삶의 질을 윤택하게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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