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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얼푸드 내츄럴] 생강, 겨울을 준비하는 묘책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생강은 8월부터 11월이 제철이다. 가을의 문턱에서부터 겨울의 문턱이다. 9월 초 입, 환절기와 김장철, 추운겨울철을 살아낼 준비를 해야하기 위해서 ‘생강’은 필수품 중 하나다. 감기에 효능이 있어 달여먹으면 기침이 가시고, 김장할 때 썰어 넣으면 김치의 풍미를 배가 시킨다. 거기에다 또 기가 막히게 “김장철에 나는 생강이 가장 맛있다”고 한다.

생강의 존재감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 맵고 알싸한 향과 맛 때문이다. 하지만 알고보면 생강만큼 ‘파트너십’이 좋은 식재도 없다. 요리에 함께 넣으면 생강 특유의 맛은 자취를 감추고, 대신 요리의 비린내를 잡으면서 그 맛의 풍미를 더한다. 식재료로, 약재로, 그리고 조미료로. 생강의 매력은 무궁무진하다. 


■ 환절기, 겨울철 건강 지킴이

생강은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향신료 중 하나다. 2천년 중국에서 처음 약초로 소개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생강의 대표적인 효능은 감기 예방이다. 목이 아프고 기침이 날 때 생강을 달여 만든 생강차를 마시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사람들이 생강과 ‘친해지지’ 못하는 이유는 그 특유의 알싸한 매운맛 때문인데, 이 매운맛을 내는 진저 성분이 감기예방과 여기에 장건강에도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액분비를 촉진시켜 소화 흡수를 돕기도 한다.

동의보감에서는 생강을 “성질이 약간 따뜻하고 맛이 매우며 독이 없다. 담을 삭히며 기를 내리고 토하는 것을 멈추게 한다. 습기를 없애고 딸꾹질을 하며 기운이 치미는 것과 숨이 차고 기침하는 것을 치료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원래는 아열대 지역이 원산지다. 그래서 생강의 기본 성질은 ‘따뜻하다’. 때문에 몸을 따뜻하게 하는 한약재로도 많이 쓰이는데, 이 역시나 환절기, 겨울철 감기에 생강을 찾게 되는 것과 관계가 있다. 동의보감을 빌리면 생강의 성직은 따뜻하나 껍질은 차기 때문에 뜨겁게 하려면 반드시 껍질은 버려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지난 2013년 5월 미국 컬럼비아 대학 의과대학에서는 생강에 들어있는 3가지 성분이 천식 치료에 쓰이는 기관 확장제의 효과를 강화하는 효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밝혀내기도 했다. 당시 연구진에 따르면, 생강이 염증을 진정시키는 시스템을 방해하는 ‘호스포디에스테라제’ 효소의 활동을 크게 억제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초밥에 생강이 함께 나오는 이유?

초밥이 나오면 무릇 락교와 초절임생강이 따라온다. 음식계의 바늘과 실같은 존재랄까. 왜 라는 질문을 던질 수 밖에 없는 이들 조합에 대한 답은 바로 생강의 ‘살균효과’ 때문이다. 생강은 향신성 채소로 비린내와 누린내를 제거한다. 맵싸한 성분인 진저롤과 쇼가올은 각종 병원성 균, 특히 티푸스균이나 콜레라균, 비브리오 균에 대한 강한 살균 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밥 뿐만 아니라 생선회를 먹을 때도 함께 먹으면 좋다. 


■ 진저에일(GingerAle)과 강란(薑卵)

우리나라에서 생강이 가장 많이 활용되는 것은 김장, 혹은 생강차 정도일테다.

중국에서는 육류요리가 많이 활용한다. 하지만 유럽이나 영미권에서 생강은 훌륭한 ‘디저트’ 재료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유럽에서는 생강을 활용한 빵과 케이크, 비스킷, 푸딩, 잼 등 다양한 형태의 디저트가 일상화 돼 있다.

그나마 친숙하게 들리는 것이 진저에일(GingerAle)과 진저쿠키(GingerCookie)정도가 아닐까. 진저에일은 생강으로 향기와 맛을 낸 무알콜 탄산음료로, 최근 진저에일 음료들이 출시되며 국내에서도 여름철 음료로 인기를 모으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크리스마스’를 떠오르게 하는 진저쿠키는 이름그대로 생강이 들어간 과자로, 13세기부터 유럽에서 감기예방을 위해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 전통적인 잔치상에도 생강을 사용한 ‘디저트’가 올라온다. 바로 ‘강란’이다. 생강란, 혹은 생란이라고 하는 데 여기서 란(卵)은 재료를 다지거나 조려서 으깬것을 꿀을 넣어 다시 원래의 재료의 모양처럼 빚은 데서 유래했다. ‘규합총서’, ‘시의전서’ 등 옛 음식책에는 생강편, 생강과라고도 나와있는데 시의전서에서는 “생강 정히 긁어 씻어 가루 같이 곱게 다져 꿀 많이 넣어 조리되, 송진같이 되거든 계피 섞어 세뿔지게 만들어 꿀 발라 잣가루 묻혀 쓰라”고 설명하고 있다.

생란은 은은한 생강의 향과 함께 꿀의 단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어 따뜻한 녹차와 잘 어울리는 디저트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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