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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구] 김경률 프로의 비결…“많이 쳐라. 시스템 좋아”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정상급 3쿠션 선수인 김경률 프로는 모든 공에 다 강점을 보이면서도 특히 속칭 ‘우라’로 불리는 바깥돌리기(뒤돌려치기) 득점에 강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바깥돌리기는 가장 많이 등장하는 배치이자 초보자들도 쉽게 구사하는 득점방식 중 하나지만 키스(의도치 않은 공의 충돌) 우려도 높아 알면 알수록 어려운 배치로 통한다.

김경률은 “나만의 진로선을 그려놓고 그 위에 1적구를 위치시키기만 하면 된다”고 심플하게 답한다. 그 진로선을 공개할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지금 당장이라도 가능하다”고 하면서도 그림이나 말만 갖고는 설명이 어렵다고 난색을 표한다. 타법이나 힘의 강약 등 미묘한 감각 조절이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이 ‘보물상자’는 바로 열 수 없었다.

대신 김경률 프로는 3쿠션 당구 실력을 늘릴 수 있는 요령 몇가지를 조언했다.

[사진 제공=코줌코리아]

▶“무조건 공 치다보면 실력 상승. 조바심 갖지 마라”=스포츠는 즐기는 데 의의가 있다. 하지만 실력이 잘 늘지 않으면 그 때부터 스트레스가 쌓이기 시작한다. 실력을 늘려야 스트레스가 줄겠거니 싶어 연습도 하고 유명 프로로부터 고가의 레슨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실력이 느는 속도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 그 사이 게임에서 패해 게임비를 무는 일은 점점 늘어간다. 이 때는 당구가 한 없이 미워지는 건 인지상정이다.

혹자는 연습도 실전처럼 온 정신을 집중해서 해야 효과가 있다고 조언한다. 그저 뻥뻥 질러대서는 팔 근력운동 밖에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연습 자체도 스트레스의 연속인 것이다. “아무 생각 없이 치면 아무 소용 없다는데?… 그렇죠?” 그러나 김경률의 입에서 의외의 답변이 나온다. “아니요. 아무 생각 없이 쳐도 다 도움됩니다. 무조건 많이 치면 실력이 느는 게 당구입니다.” 


▶“연습 때 시스템 적용해사 구사해도 도움”=김경률은 시스템을 많이 사용하는 편이라고 말한다. “전 꼭 씁니다. 연습 때는 100이면 100번 모든 공에 씁니다. 경기에선 40초 시간제한 때문에 감각에 의존해야 할 상황도 많지만요. 초보자들도 시스템으로 당구를 치는 것이 적잖이 도움이 되죠.”

김경률은 많고 많은 3쿠션 시스템 중 4가지 시스템을 사용한다고 확인해 줬다. 시스템은 수구와 1적구, 2적구 위치를 수치화하거나 패턴화 해서 적절한 1쿠션 입사점과 두께, 당점 등을 찾도록 해주는 이론들을 말한다. “991? 튀쥘 시스템? 그런 게 다 뭐죠? 저는 파이브앤하프, 플러스투, 리버스, 노잉글리시 딱 이렇게만 씁니다. 이것만 갖고도 다 응용이 가능합니다.” 중요한 이야기다. 신종 시스템을 익히는 것보다 기존 시스템을 잘 활용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뜻이 된다.

▶“개인 큐, 없는 것보단 있는 게 훨씬 낫다”=프로들은 모두 개인 전용큐가 있다. 상위 랭커들의 경우 큐메이커에서 후원금을 얹어주면서 사용해 달라고 요청이 온다. 김경률은 국내 최대 메이커인 한밭(Hanbat)으로부터 ‘김경률 큐’로 불리는 ‘플러스프로위너’를 제공받아 사용하고 있다. 일반 동호인도 개인 큐가 있으면 도움이 된다고 그는 말했다. 사람마다 큐의 성능에 실력이 좌우되는 정도는 다 다르지만, 매번 같은 무게, 성질의 큐를 들고 친다면 감각 혼선을 피할 수 있고, 당구에 대한 애착도 커지기 때문이다.

큐와 관련해 흔히 들리는 소문 하나에 대해 물어봤다. “프로 선수들은 공식 경기 때는 스폰서 큐를 쓰고, 사적인 자리에선 일본 브랜드 M사 큐를 쓴다면서요?” 김 프로는 곧바로 “완전 낭설”이라며 단호하게 부정했다. “M사 큐가 동호인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좋은 큐가 아니다”라고 분명한 어조로 말했다. 500만원, 1000만원 하는 외제 큐가 무조건 좋다고 믿어온 이들에겐 뼈아픈 쓴소리다.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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