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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패스트 가구’ 열풍 속, ‘빈티지’의 재발견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한번 사면 오래 쓰는 것이 가구였다.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이 열심히 ‘가구투어’에 시간을 할애하는 것도 평생 사용해야하기에 무엇보다 좋은 가구를 구입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그 사이 시대는 빠르게 변했다. 혼수로 가져 온 장농이 여전히 안방 한켠을 메우고 있고, 세월을 짐작케하는 가구들이 농익은 색감을 뿜어내는 그 모습은 부모님 세대 이후의 가정에서는 꽤나 보기 힘든 장면이 됐다.

가구도 트렌드 시대다. 가구가 단순히 옷이나 물건을 보관하는 용도를 넘어서 한번 사면 평생쓰는 것이 아니라 유행에, 취향에 맞춰 자주 교체하면서 매번 새로운 분위기를 연출해내는 인테리어 아이템으로 자리잡으면서다. 이케아(IKEA)의 성공은 여기에 ‘패스트(fast)’라는 개념까지 더했다. 저렴한 가격에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가구를 구입할 수 있게 되면서 ‘오래두고 쓰는 가구’, ‘대를 이어 쓰는 가구’는 오히려 목돈이 들어가는 ‘사치’가 됐다.

잘 만든 가구는 오래썼을 때 그 진가를 발휘한다. 세월의 잔때가 뭍은 가구들이 발산하는 빛은 ‘새 가구’가 내뿜는 텅빈 건조함과는 비할 바가 되지 않는다. 밀려오는 ‘패스트 가구’ 속에서 미국의 찰스 앤드 레이 임스, 덴마크의 한스 베그너, 핀란드의 알바르 알토 등의 작품이 다시금 조명받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가구 애호가들을 중심으로 시장을 형성해 온 오리지널 빈티지 가구들은 ‘패스트 가구’의 홍수 속에서도 묵묵히 그 존재감을 발하고 있다. 국내 최대 북유럽 가구 컬렉션 숍 모벨랩은 ‘생활가구’로써 합리적인 가격과 기능을 가진 빈티지 가구를 선보이고 있다.

약 1950년대 전 후반 덴마크, 스웨덴을 비롯한 스칸디나비안 국가에서 제작된 오리지널 빈티지 가구만을 취급한다. 이들은 자신들의 웹페이지에서 “디자이너 작품 뿐만이 아니라 생활가구로서 합리적 가격과 기능을 선보이며, 고가의 작품위주로 소개돼 온 빈티지 가구가 부담스러웠던 고객들에 빈티지를 제대로 멋스럽게 즐기는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모벨랩이 소개하는 1950년대 북유럽 가구의 특징은 기능성과 실용성이다. 외면적 디자인보다 기능성과 실용성을 모두 갖추고 있으며, 이 중에는 한스 베그너, 핀율, 아르네 야콥슨 등 유명 작가의 희소작품도 포함된다.

모벨랩은 빈티지 가구 수집시 만든이의 마음가짐(Maker mind)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한다. 사용자가 보다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가구, 보다 오래 사용할 수 이는 가구를 고려한 디자인이야 말로 시대를 지나도 그 뛰어남을 인정받게 된다는 결론에서다.

여전히 해외 빈티지 가구들은 고가의 사치품이라는 인식이 많다. 실제로 유명 작가의 작품들은 국내외 경매시장에서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고, 가정용 가구로 구입하기에 부담이 가는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단순히 ‘비싼 것이 좋다’, ‘누구의 작품을 사야겠다’는 생각보다는 가구를 어떤 용도로 사용할 것인지, 예산은 얼마 정도인지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 가구업체 관계자는 “빈티지 제품을 살때는 진품인지 가품인지 확인이 우선돼야 하고, 전문 수집가가 아니라면 용도와 예산을 고려해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며 “만들어진 나라에 따라서도 그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전문 컬렉션 숍을 들르는 것도 좋지만 빈티지 가구에 대해 미리 알아보고 방문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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