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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인사이트 - 백인기> 월드컵과 중국, 중국 기업
요즘 중국 선양(瀋陽)시내 빈 공터에 대형 천막들이 속속 들어섰다. 궁금해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월드컵을 맞아 맥주축제를 하는 임시 장소라고 한다. 영업시간은 24시간으로 대형 스크린을 갖춰 놓고 중국 맥주는 물론 해외 수입 맥주까지 없는 것이 없다.

중국 국영TV 방송국(CCTV)의 스포츠 채널에서는 월드컵의 모든 경기를 생중계해 주고 있다. 또 신문마다 월드컵 특집판을 추가해 매일 경기 결과 및 관련 뉴스를 상세하게 다룬 기사를 게재하고 있다. 2002년 한ㆍ일 월드컵을 제외하고는 본선 32강에 단 한 차례도 올라가지 못한 나라치고는 월드컵 열기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중국인들의 월드컵 사랑은 왜 이리 높은걸까? 자국 리그에 대한 실망감의 표현일까? 아니면 수준 높은 국제 경기에 대한 경외심의 표출일까?

상술이라면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중국인들은 월드컵도 일시적인 돈벌이에 불과한 ‘국제 이벤트’로 인식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확신이 든다. 또 한편으로는 중국 정부가 금지하고 있는 내기를 작게는 수 백 위안 수준에서 크게는 도박 수준의 수 천 위안까지 즐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이번 2014 브라질 월드컵 경기를 시청하다보면 눈길을 끄는 광고판이 있다. ‘YINGLI SOLAR, 英利(잉리 솔라)’라는 광고 문구로 한눈에 보아도 중국기업이 월드컵 공식 스폰서를 하고 있음을 알수 있다.

잉리 솔라는 중국 하북성 바오딩시에 소재한 세계 최대의 태양광발전설비, 태양광 발전 모듈 제조 기업으로 관련 업계에서는 매우 유명한 기업이다. 지난 2010년 남아공월드컵때에도 공식 스폰서로 활동하였으며 그 인연을 이번에도 이어나가는 것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에서는 월드컵 마케팅 파트너 활동에 대해서 FIFA 공식 파트너(6개사), FIFA 월드컵 스폰서(8개사), 브라질 국내 서포터(8개사) 등의 3개 영역으로 나누고 있다. 2014년 현재 FIFA 공식 파트너는 아디다스, 코카콜라, 기아·현대자동차, 에미레이트 항공사, 소니, 비자카드 등 6개 기업이며 잉리는 월드컵 스폰서 8개기업중 하나이다.

월드컵 공식 스폰서가 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소요된다는 것은 상식이다. 한국인들에게는 낯선 기업일 수도 있는 중국기업 잉리가 2개 대회 연속 공식 스폰서로 나선 것은 그만큼의 실력과 자금력을 갖춘 기업임을 객관적으로 나타내는 것이다.

잉리는 폴리실리콘 공장부터 태양전지 및 태양전지 모듈제조공장을 모두 갖춘 명실상부한 수직계열화를 완성하여 수익률이 전 세계 최상위권에 드는 알짜 기업이다. 더욱이 중국 최대 태양광 기업이었던 썬텍(Suntech)이 2013년 3월 파산한 이후 실제적인 글로벌 톱 기업으로 부상했다. 수많은 중국인들은 월드컵 본선(32강)에 나가지 못한 속상하고 구겨진 중화민족의 자존심을 중국기업 ‘잉리 솔라’ 광고판을 보면서 달래고 있다.

중국이 언제까지 세계 축구인의 축제인 월드컵의 관전자로만 머물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스스로 열성 축구 팬이라고 밝힌 시진핑 주석의 든든한 지원과 체계적인 시스템이 뒷받침된다면 멀지 않은 장래에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중국팀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백인기 코트라 선양무역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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