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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매력적 투자환경부터 갖추라는 도레이의 쓴소리
지난 6월 지방선거 때 후보들이 너나없이 내놓았던 1순위 공약이 ‘투자유치’였다. 재정자립도가 떨어지는 곳일수록 더했다. 수도권 기업을 이전시키든, 해외기업을 유치하든 당장 성과를 보여 지역경제를 살려내겠다고 큰소리쳤다. 그러나 알맹이가 없었다. 액션플랜 없는 구호에 그쳐 유권자은 한 귀로 듣고 흘려버렸을 게 뻔하다.

이런 때 일본 도레이그룹이 인수한 도레이케미칼(옛 웅진케미칼) 이영관 회장의 쓴소리가 와 닿는다. 이 회장은 9일 투자관련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에 언제까지, 얼마를 투자할 지를 궁금해 하는 대신 한국이 어떻게 외국기업들에 매력적인 투자환경을 유지ㆍ강화해 줄 것인지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점점 경쟁력을 잃어가는 한국의 투자 환경을 걱정했다. 근로시간 단축, 통상임금 확대, 정년 연장 등을 외국 기업들이 보는 투자매력 저하 요인으로 지목했다. 여기에 부쩍 강화된 원화 강세까지 더해지고 있다며 우려했다.

이런 투자환경들은 사실 글로벌 트렌드라 거스르기 어려운 부분이다. 결국 이 회장을 비롯한 외국투자자들이 진짜 걱정하는 것은 한국의 거친 노사문화와 점점 낮아지는 생산성과 투자효율성, 그리고 아직도 정비되지 않은 온갖 규제 들이다. 이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나서서 풀어줘야 매력적인 투자환경, 즉 보다 싼 투입비용과 더 많은 투자성과가 가능할 것이라는 주문이다.

수치 상으로는 우리 외국인직접투자(FDI) 성과가 꽤 좋다. 올해도 상반기까지 이미 100억 달러를 넘겨 전년동기 대비 40%의 신장세를 보였다. 중국이 큰 힘이 되었다. 그러나 정부가 경제혁신 3개년계획에서 밝힌 ‘2017년 250억 달러’ 목표는 버거워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FDI 실적(신고 기준)은 145억달러로 2012년 160억달러에서 뚝 떨어졌다. 가장 큰 잠재 투자자인 중국을 끌어들이기 위해 FTA 타결 시점을 앞당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FTA는 상대가 있는 문제이니 투자 관련 규제부터 과감히 더 풀고 정비하는 게 순서다. 이 경우 중앙정부의 수도권 우선 규제완화 정책이 지자체 투자유치를 방해하지 않도록 조율할 필요가 있다. 우선순위를 지방에 두자는 것이다.지자체의 방만한 투자유치 활동도 정비가 시급하다. 무분별한 과거 공약 탓에 놀리고 있는 땅만 여의도의 7배다. 이 틈을 이용해 활개치는 투자유치 브로커도 단단히 묶어야 한다. 투자유치 로드맵을 중앙ㆍ지방정부가 공유하고 공조하는 노력이 매력적인 투자시장을 만드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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