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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해창 기자의 생생e수첩> 인천아시안게임에 남북 단일팀?
인천아시안게임(9.19~10.4)에서 남북한 단일팀 구성 가능성이 제기돼 주목됩니다. 새누리당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자가 최근 인천아시안게임 준비와 관련, “관련 부처와 협의해 백두산 성화 채화, 일부 종목의 단일팀 구성, 남북 선수 동시입장 등을 다각도로 검토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겁니다. 인터뷰 한 매체는 조선일보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대되는 일입니다. 그런데 문제가 없지 않습니다. 유 당선자의 발언은 박근혜 정부의 스포츠 분야 대북정책 기조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습니다. 기자가 최근 확인한 바로는 체육교류만큼은 분명 신중모드입니다. 

새로운 도정을 다짐하는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자

북한이 인천 아시안게임 참가 통보를 해 오기 전인 4월 하순께 만난 통일부 고위당국자의 코멘트입니다. “국제체육대회 남북한 참여는 원칙적으로 허용하되 남북관계 상황을 고려해 사안별로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질서 있는 교류를 유도하고 국기계양 국가연주보장 등은 국제관례를 준수하면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남북단일팀, 공동입장, 공동응원, 단일기 사용 등은 현재 상황에서는 부적절하다는 판단이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핵문제 등 난제가 얽힌 상황에서 수요가 큰 스포츠 분야의 빈번한 접촉이나 교류는 자칫 대다수 국민들을 헷갈리게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다만, 상호 개최하는 국제대회 참가는 허용하겠다는 겁니다. 남한 개최 또는 북한 개최 국제대회 참가를 의미합니다. 단일팀이나 동시입장과는 별개라는 것이지요.

그 당국자는 또 백두산 성화채화는 북한의 반을 봐가면서 허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2002년 9월 부산 아시안게임 당시 한라산과 백두산 동시 성화 채화 사례를 예로 들면서 말이죠. 

2014 인천아시안게임 공식 엠블럼

기자는 남북 사이의 교류·협력만큼은 웬만한 상황에서도 촌보의 진전이라도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상호 윈윈이 되는 경협은 말 할 것도 없습니다. 지금으로선 정부의 대북정책이 고리타분해 보이지만 남북관계라는 것이 언제 어떻게 변할지는 장담도 예측도 할 수 없는 특성이 있습니다. 때문에 큰 기대도 어렵지만 그렇다고 낙담만 할 것도 아닙니다.

더구나 유 당선자는 실세로 분류되는 인물입니다. 당선증을 받아들자 말자 정부 요로를 헤집고 다니며 투자유치에 동분서주합니다. 아시안게임에다 인천공항 부근 신도시 개발 등 초대형 과업이 난마처럼 얽히고설킨 때문일 겁니다. 아무튼 에너자이저답게 나선다면 인천아시안게임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또 하나의 돌파구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인천아시안게임 메인스타디움 주변 명품거리

앞으로 우리나라가 개최할 대형 스포츠대회는 인천아시안게임 말고도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2015.7.3.~14), 평창동계올림픽(2018.2.9.~25) 등이 있습니다. 같이 가는 연습도 해야 실력이 느는 법입니다. 물론 비(非)정치 분야 사회문화 교류는 지속적으로 허용하고 나름대로 이뤄지고 있음을 잘 압니다. 지금 정부 들어서 2013년에 197건, 2014년 3월말 현재 61건은 앞선 정부에 비하면 괄목할만한 결과물입니다.

무엇보다 박근혜 대통령은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다 ‘통일대박론’에다 독일 드레스덴 선언까지 내놓았습니다. 역대 여느 정부 못지않은 적극적인 대북접근 자세입니다. 하지만 내용은 그다지 알차 보이지 않습니다. 대내외 여건이 받쳐주지 못한 결과입니다. 한마디로 운발이 없다는 겁니다.

환호속에 입장하고 있는 2002 부산아시안게임 남북단일선수단

그러나 기회는 만드는 자에게 더 크게 다가오는 법. 이럴수록 남북 동질성 회복 차원의 청소년·스포츠·종교·문화예술 등 남북 주민 간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건전한 민간교류는 말 그대로 통 크게 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인천아시안게임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색다른 뭔가가 있어줘야 국민적 힐링도 이뤄지고 나라바로세우기 프로젝트도 숨통을 틀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 이리저리 재다 굴러온 찬스를 놓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hchw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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