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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같은 단지, 5개 가족?…국내 첫 5회 ‘쪼개기 분양’ 눈길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대우건설이 경기 북부권 최대 신도시인 양주신도시에서 국내 처음으로 같은 단지를 5개 구역으로 나눠 분양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각각 별도로 분양승인을 받고, 분양가와 청약일정도 달리 정했다. 상대적으로 주택 수요가 적은 지역에서 대단지 아파트를 나눠 파는 ‘쪼개기 분양’으로 지난해 정부가 같은 단지라도 5회 분할 분양까지 허용한 이후 적용되는 최초 사례다.

대우건설은 지난 13일 양주시 광사동에서 양주신도시 내 첫 민간 아파트인 ‘양주신도시 푸르지오’의 견본주택을 열고 분양 일정에 돌입했다. 전용면적 58㎡형 단일주택형 1862가구가 들어서는 초대형 단지로 오는 18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19일 1·2순위, 20일 3순위 청약접수를 받는다.

그런데 이번에 청약접수를 받는 물량은 556가구에 한해서다. 9월에 2차로 562가구 분양하고, 나머지 744가구는 2016년에 공급할 계획이다. 각각 분양승인을 따로 받아 분양가 등이 모두 다르다. 시장 상황이 나쁘고 미분양이 예상되는데 굳이 대량으로 분양하는 것보다 쪼개 분양하는 게 보다 안정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경기도 양주시 광사동에 마련된 ‘양주신도시 푸르지오’ 견본주택에 관람객이 몰려 있다. 이 아파트는 국내 첫 5회 ‘분할 분양’ 아파트로 청약 결과에 관심을 모은다.

대우건설은 여기서 한발 더 나갔다. 얼핏 한 단지를 세 개로 쪼개 분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1차 556가구를 또다시 908·909·915동 342가구, 907·910동 214가구로 나눠 분양승인을 받았다. 9월 공급하는 2차 562가구도 둘로 분할해 별도 단지로 분양할 계획이다. 같은 시기에 분양하는 아파트를 굳이 쪼개 분양하는 것은 청약자들이 두 번 청약을 할 수 있도록 해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라는 게 대우건설측의 설명이다. 청약률이 높은 것처럼 보여 마케팅 효과를 높이기 위한 의도도 엿보인다.

결국 한 단지를 5개로 쪼개 분양하는 것이다. 대우건설이 국내 최초로 한 단지 5회 분할 분양을 할 수 있는 건 정부가 지난해 말 관련법을 개정한 데 따른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2012년 주택법시행령을 개정해 대규모 아파트 단지의 분할 분양을 처음 허용했고, 지난해 말 이 기준을 대폭 완화했다. 입주자 분할 모집 단지의 기준을 400가구 이상에서 200가구 이상 단지로, 입주자 분할 모집의 최소 단위를 기존 300가구 이상에서 50가구 이상으로 축소했다. 기존 3회까지만 가능했던 분할분양 횟수도 5회까지 늘렸다.

대규모 단지를 ‘밀어내기식’으로 한꺼번에 분양해 미분양이 늘어나는 폐해를 줄이기 위한 것이다.

올해부터 완화된 분할분양 제도가 적용되면서 지난 2월 롯데건설이 처음으로 4회 쪼개기 분양 단지를 선보였다. 서울 금천구 독산동에 짓는 ‘롯데캐슬 골드파크’(아파트 3203가구, 오피스텔 1165실)다. 지난 2월 1회(1560가구), 4월 2회(아파트 292가구, 오피스텔 178실)까지 성공적으로 분양했다. 오는 12월 3회(916가구), 내년 이후 나머지 4회 분양을 추진할 계획이다.

‘쪼개기 분양’ 단지를 선택할 때는 염두에 둬야 할 점이 많다. 1회차 분양부터 마지막 분양까지 기간 제한이 없기 때문에 같은 단지여도 입주기간이 다를 수 있다. 각 회차 마다 분양승인을 별도로 받아 분양가도 다르다. 


한 단지의 분양시기가 달라 먼저 분양한 곳과 뒤에 공급한 곳 사이 갈등요인이 생길 수 있다. 나중 분양단지의 분양가가 물가 상승률 이상 올라준다면 문제가 없지만, 미분양이 발생하고 주변 상황이 침체에 빠진다면 건설사는 분양가를 낮출 수밖에 없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대부분 분할 분양 단지의 건설사는 1차 분양가가 가장 쌀 것이라고 홍보하고 있지만, 1차 분양에서 대거미분양이 발생하면 2차, 3차 분양가는 내릴 수밖에 없는 딜레마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입주시기가 달라 아파트 공용공간 ‘하자보수’ 이견, 커뮤니티 사용 등에 불편을 겪을 수도 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분양시장이 과거처럼 단기간 100% 계약에 성공하는 상황이 아닌 만큼 분양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지역의 대단지 아파트는 쪼개기 분양이 늘어날 것”이라면서 “먼저 분양되는 물량은 마케팅 차원에서 같은 단지에서도 상대적으로 강점을 가진 곳이 많으므로 관심있게 볼 필요도 있다”고 전했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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