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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雜鬪雜說] 뇌종양 수술 이력 최홍만, 격투기는 위험천만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뇌종양 수술 이력이 있는데 격투기 선수로 뛰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정상적인 격투기 단체라면 결코 허가하지 않는다.

격투기 무대를 떠났던 전직 씨름선수이자 격투기선수 최홍만(34) 씨가 최근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낸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의사의 진위나 속뜻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기대보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나아가 그가 선수생활을 할 수 있는 컨디션인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의학적으로는 경기에 나설 수 없는 몸이라는 의학계 지적도 나온다. 만약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할 수 없을 정도라면 자기 자신을 위해서도 복귀는 생각지 말아야 한다.

최홍만 씨는 지난 10일 SNS 카카오스토리의 자기 계정을 통해 “8월 15일. 시합 날이다. 간만이라서 두근두근. 오랜만에 하려니 기분이 묘하네”라는 글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우와 멋져!”라는 지인의 댓글에 “멋지긴. 돈 벌어야지”라는 답글을 남기기도 했다고 한다.

오랜 만에 하는 시합의 종목이 격투기인지, 씨름인지는 아직 알려져 있지 않다. 단, 씨름은 8월15일 당일 대회가 없다. 또한 아직 이날 대회를 연다는 격투기 대회는 국내에 없어 격투기 경기에 나서는 것인지도 아직까지 알 수 없는 형편이다.

만약 최 씨가 격투기 대회 출전을 계획중이라면 대회단체가 어디인지 분명히 밝히는 것이 바람직하다. 해당 단체가 최 씨의 생명을 담보로 위험한 돈벌이에 나서고 있는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최 씨는 지난 2008년 6월10일 서울대병원에서 뇌종양 제거 수술을 받았다. 최 씨는 미국의 기성 격투기 대회에는 출전 자체가 안 된다. 각 주 체육위원회에 의해 뇌종양 수술 이력이 있는 사람은 출전이 거부된다. 유명 대회단체인UFC는 당연히 안 되며, 산하 단체도 이를 그대로 따른다.

원래 일본 FEG가 소유하던 시절인 입식격투기 K-1도 일본에서는 최홍만을 데려다 기용했지만, 미국 내 대회 개최 때는 최홍만의 출전이 금지됐었다. 주 체육위원회가 속지주의를 택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 씨는 말단비대증을 치료하고 뇌하수체종양을 최대한 제거하기 위해 수술을 받았다는 점에서 격투기 선수로 나서기는 더욱 위험하다고 볼 수 있다.

수술을 통해 종양을 제거하면 이전까지 과다 분비되던 남성호르몬이 급격히 줄면서 신체에 큰 변화가 온다. 이 질환으로 수술을 경험한 이들의 설명에 따르면 일반인의 몇배나 되는 ‘자연 스테로이드’ 남성호르몬 덕에 운동 없이도 온몸이 저절로 근육질이 됐었지만, 수술 후에는 주사 등으로 주기적으로 꼭 필요한 만큼만 호르몬을 주사 받는다. 이 때문에 몸의 근육량이 크게 줄게 되며 체중도 준다.

최 씨는 수술 전 160kg 후반대 체중을 유지했지만, 수술 뒤 50kg 가까이 체중이 빠졌다. 그는 “다이어트를 했다. 일부러 살을 뺀 것은 아니고 사업 등 바쁘게 살다보니 저절로 살이 빠졌다”고 말하고 있지만, 실은 수술에 의한 신체 변화다. 결국 몸만 날씬해진 것이 아니라 실은 근육량이 현저히 줄어 과거와 같이 강한 근력을 낼 수 없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최 씨를 링에 올리려는 단체가 있다면 사전에 올림픽경기 종목의 수준에 준하는 메디컬체크와 도핑테스트를 실시하고, 이를 대외에 공개해야 한다. 경기에 뛸 수 있는 몸인지를 국내 의학계와 격투기계에서 확인받아야 한다. 최 씨가 설령 출전을 희망하더라도 이런 최소한의 절차도 없이 최 씨를 그냥 링에 올린다면 살인행위나 다름 없다.

한 격투기계 관계자는 “과거 K-1은 선수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아 눈가리고 아웅식 메디컬체크를 했을 뿐 도핑테스트는 전혀 없었는데, 요즘 UFC나 세계킥복싱연맹 등 격투기단체는 올림픽 종목 필수인 반도핑위원회에도 가입돼 있다”며 “왜 기성 유명단체들이 안전 규정을 강화하고 도핑테스트를 도입하는지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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