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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막 오른 월드컵, 홍명보號의 선전을 응원한다
2014 브라질월드컵이 13일 개최국과 크로아티아 간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막이 올랐다. 축구는 가장 원초적이고 본능적인 스포츠 이기에 월드컵은 단 64 경기 만으로도 수백 경기가 열리는 올림픽을 뛰어넘는 시청자를 끌어모은다. 지난 2010 남아공 월드컵의 경우 당시 세계 인구의 46.4%인 32억명이 시청했다. 그나마 호텔과 식당, 모바일과 인터넷으로 시청한 인구를 제외한 게 그 정도다. 가히 70억 인류를 한마음으로 엮는 지구촌 최대의 축제라 할 만하다.

한국 축구는 우리 국민이 힘들고 지쳤을 때 힘과 용기를 불어넣어 줬다. 1954년 전쟁의 잿더미 속이었지만 우리 선수들은 적지에서 일본을 꺾고 처음으로 월드컵에 진출했다. 당시 한국 선수들이 보여준 열정에 일본 사람 조차 감동했다고 현지 언론이 소개할 정도였다.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는 IMF 외환위기를 헤쳐 나온 우리 국민의 분투에 하늘이 내린 축복과도 같았다. 4년 전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사상 첫 원정 16강을 달성해 2010년 불어닥친 유럽발 경제위기로 침체된 사회 분위기를 일거에 반전시켰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지난 일곱 번의 월드컵 출전 때 보다 더욱 비장한 각오로 브라질로 향했다. 세월호 참사로 집단 우울증과 무력감에 빠진 한국 사회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새로 거듭날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야 하는 책무까지 어깨에 짊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다. 화려한 공격수가 즐비해 이번 월드컵의 다크호스로 꼽히는 벨기에, 강력한 수비력과 빠른 역습이 돋보이는 러시아, 그리고 아프리카 특유의 개인기를 자랑하는 알제리와 16강 티켓을 놓고 경합해야 한다. 외신은 물론 지한파인 히딩크 전 감독 조차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지난 10일 우리 대표팀은 가나와의 마지막 평가전에서 0대 4로 참패하며 극도로 불안한 전력을 노출했다. 그러나 홍 감독의 말처럼 평가전은 이겨도 져도 얻을 게 있다. 이겼다고 자만하거나 크게 졌다고 패배감에 빠지게 되면 평가전은 오히려 독이 될 것이다. 몸에 좋은 쓴 약을 먹었다고 여기고 드러난 문제점을 집중 보완한다면 16강 벽을 뛰어넘어 8강 목표에도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세월호 여파로 홍명보호에 보내는 응원 열기가 예전 만 못하다. 그러나 수만명이 운집하는 광장 응원만이 의미가 있는 건 아니다. 삼삼오오 모여 차분한 가운데 국민적 에너지를 모아주는 응원도 충분히 우리 선수들에게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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