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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정부, 수출中企 환율 피해 지원을
달러화에 대한 원화 강세가 예사롭지 않다. 위태위태하던 달러당 1030원선이 일거에 무너지며 1020원대로 주저앉았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겨우 회복세를 보이던 우리 경제에 어두운 그림자가 되지는 않을까 걱정이다.

문제는 현기증 날 정도로 빠른 속도와 변동 폭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지난 1분기까지만 해도 원화값은 1060원대를 유지했다. 그러다 지난 달 9일 1050원 선 아래로 떨어지더니 순식간에 1020원대까지 내려갔다. 불과 한 달도 안돼 4% 가까이 원화 값이 올라 주요국 통화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더욱이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로 달러 유입이 많아지면서 달러 보유고는 10개월째 사상 최대 규모 행진중이다. 여기에 미국의 금융완화 정책 기조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원/달러 환율 세 자리수 진입도 불가피하다고 봐야 한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 특성상 원화 강세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그렇지 않아도 장기간에 걸친 글로벌 경기 침체로 체력이 떨어진 수출기업들은 당장 비상이 걸렸다. 대기업조차 환율이 더 내려가면 버티기가 어려울 정도라고 아우성이다. 원화 강세만 해도 감당이 힘든 판에 엔/달러 환율이 100엔을 넘어서는 등 엔저 현상까지 심화돼 기업들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 그나마 세월호 침몰 사고로 소비가 크게 위축, 원화 강세의 반대 급부인 내수 진작 효과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올 1분기 상장사 10곳 중 3곳 이상이 시장의 기대보다 못미치는 실적을 보였다. 그야말로 우리 경제가 안팎 곱사등 신세에 몰린 꼴이 됐다.

특히 원화 강세는 환 리스크에 취약한 중소수출기업들에게는 직격탄이 되고 있다. 추가 환율하락으로 이들 기업의 적자 폭이 더 커지면 제조업 공동화 현상까지 우려된다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감하고 선제적인 중기 수출 피해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런 점에서 무역보험공사가 올해 초 내놓은 ‘완전보장 옵션형 환변동보험’ 도입은 좋은 지원책이라 할 만하다. 환차익은 기업이 그대로 가져가고, 손실은 보상해주는 상품 구조로 환 헤지에 어려움을 겪는 영세 수출기업에는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중소기업들도 마냥 정부의 지원에만 기대선 안된다. 자생력을 키워 웬만한 환 변동에는 끄떡없도록 내성을 길러야 한다. 대기업들도 마찬가지다. ‘고환율 정책’의 혜택을 누리던 시대는 종말을 고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는 길은 오직 경쟁력을 키우는 것 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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