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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재곤의 스포츠오딧세이] 지난주 프로축구의 3가지 명암
올해 초에 프로축구연맹은 지난해 K리그 클래식(1부 리그)의 구단별 입장수입을 공개했다. 총 관중수는 203만9475명, 평균관중수는 7638명이며 좌석 당 실제 수입은 3708원에 불과했다. 같은 시기 프로야구의 좌석 당 실제수입은 9125원으로 집계됐다. 프로야구의 약 40% 수준에 해당하는 수치다. 충성도가 높은 팬들은 커피 한잔 값에 비유하며 자조섞인 아쉬움을 토로했다. 저가의 티켓정책과 무료관중 수에서 프로축구가 월등히 높다는 반증이다.

연이어 지난주 프로축구연맹은 K리그 클래식 선수의 평균연봉과 고액연봉자 상위 3명의 연봉도 마저 공개했다. 이미 프로야구와 프로농구는 수년전부터 선수들의 연봉을 공개한 바 있다. 국내선수의 1인당 평균연봉은 1억9300만원(상주상무와 안산경찰청제외)이며 외국인 선수의 1인당 평균 연봉은 4억9400만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프로야구선수의 평균연봉은 1억638만원이다.

스포츠종목마다 경기 수와 기타 사항이 달라 단순비교는 어렵지만, 현실성을 감안했을 때 프로축구선수의 연봉이 과다 책정된 것이 사실로 나타났다. 2002년 월드컵이후 선수 연봉 책정에 실상이 아닌 허상의 균형추가 오랫동안 작동됐었다. 일부 유명선수의 빅리그 진출 이후 부지불식 간에 국내시장에도 필요 이상 거품이 재생산되면서 착시현상이 이어졌다.


구단 살림의 70% 이상이 선수연봉으로 지출되는 기형적인 폐단은 결국 몇몇 시민구단의 자본잠식화로 이어졌다. 위기상황을 위기로 판단 못하는 사람은 자신의 눈앞에서 일생일대의 기회가 사라진 사실조차 깨닫지 못하게 된다. ‘창업은 쉽지만 수성이 어렵다’는 이치와 같다. 분명 체질개선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올바른 변화와 개혁은 늘 주변의 반대와 시기를 겪고 난 후 다시금 정당성을 부여받곤 한다.

일련의 노력과 함께 희망적인 소식도 같이 전해졌다. 재계 44위의 중견기업인 이랜드그룹이 프로축구팀의 창단을 선언했다. 중국시장의 현지화 전략에 성공한 이랜드는 중국내의 축구 붐을 그간 주의깊게 본 듯하다. 시진핑 국가수석은 2008년 북경올림픽 개최 이후 다음 수순으로 월드컵 개최를 희망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세를 보이는 중국리그의 움직임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한 이랜드는 강남의 상권과 연계한 잠실종합운동장 사용전략을 내세웠다. 중국내 사업 확장과 연계, 그리고 수익창출과 홍보라는 다변적인 지략을 짐작케 한다.

지금껏 대기업 위주의 프로구단 경영이 중견기업으로 이원화되는 양상을 보여 환영할 일임에 틀림없다. 단지 과거의 용두사미를 경계해야 할 것이다. 책임 있는 후속조치가 순차적으로 이루어져야겠다.

그런가하면 발전을 도모하려는 노력에 찬물을 뿌리는 사태도 있었다. 박종환 성남감독의 선수 구타사건은 결코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이었다. 시대를 역행하는 행동은 리그 전체를 퇴보시키는 단초가 될 수 있다. 축구인 모두가 뜻을 함께 해야겠다. 모처럼 잡은 기회를 살리려면.

칼럼니스트/aricom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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