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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웃돈만 3개월새 갑절…아파트 ‘완판’ 예감
서울 서남부 분양중심 마곡지구를 가보니…
7단지 분양권 일부 1억원 웃돈
공공분양 계약률 95% 넘어
전매제한 피하려 ‘복등기’도 성행

저렴한 분양가 민간단지도 인기
日 평균 문의전화만 150통 쇄도
새 집 마련 실수요 기대 고조

투자심리 쪼그라든 오피스텔
영업인력 대거투입 ‘떼분양’준비


“준공 임박한 마곡 쪽 아파트는 분양권 웃돈이 상당합니다. 곧 분양할 단지도 문의가 많아요. 하지만 오피스텔은 아무리 판촉을 해도 찾는 사람이 없네요” (서울 강서구 A공인 관계자)

16일. 개발면적 366만5000㎡, 계획인구 5만∼6만여명의 보금자리가 들어설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는 길마다 걸린 플래카드, 노변의 상가분양 부스, 각종 견본주택 홍보관 등이 즐비했다. 한창 조성중인 신도시를 방불케 했다. 공인중개업소들도 걸려오는 전화로 분주했다.

그러나 이곳 인기는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기준으로 확연히 구분됐다. 현장 관계자들은 실수요 위주로 형성된 아파트 인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봤다. 그러나 투자자가 주로 찾는 오피스텔은 분양인력이 대거 몰려 분위기를 띄우고 있지만, 위치 좋은 일부를 빼면 몇년 간 침체가 계속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었다.

▶ 3개월 새 웃돈 갑절 된 공공단지…과열양상도 = 이곳엔 SH공사의 9개단지, 6730가구가 5월부터 입주를 준비하고 있다. 아파트 대부분의 주동은 이미 올라와 있었다. 5∼7단지는 내부 조경공사에 열중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현재 이 지구 공공분양 아파트 계약률은 95%를 넘어섰다.

인기는 ‘웃돈’과 각종 ‘꼼수’로 확인된다. 현장 분양업계 및 공인중개업계에 따르면 작년 공공단지 청약 시 가장 인기가 높았던 7단지 분양권 일부(전용 84㎡형 등)엔 웃돈 1억원이 붙은 상태다. 3개월 전 웃돈은 5000만원 선이었다. 인근 T공인 관계자는 “이외 단지에도 4000만원 가량 웃돈이 붙었다”며 “향후 대기업 입주가 시작되면 더 붙을 것으로 예상돼 이를 선점하려는 수요자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일부에선 복등기도 성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등기란 아파트 입주 전 매매 계약을 한 뒤, 입주 직후 최초 분양자(매도자) 명의로 소유권 이전 등기를 했다 곧바로 매수자 명의로 등기를 바꾸는 것이다. 등기를 두 번 해서 복등기다. 하지만 이는 전매제한을 피하려는 꼼수로 불법이다.

업계에선 공공단지 내 투기와 실수요 비중을 3:7정도로 추산했다. 마곡지구 N공인 관계자는 “(투기수요 비중을)정확히 알 순 없지만, 현재 전세로 나온 물량이 30%정도”라며 “60~70%는 실수요자로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 분양 앞둔 민간아파트, 실수요 기대감 고조 = 민간단지 분위기도 좋은 편이다. 18일부터 분양할 ‘마곡 힐스테이트’ 홍보관은 개관준비로 눈코 뜰 새 없었다. 이 단지는 지하 2∼지상 15층 8개동, 전용면적 59∼114㎡, 총 603가구로 일반분양은 316가구다. 1월부터 시작한 사전 마케팅 결과 실거주를 원하는 수요 위주로 문의가 상당했다. 이 단지 분양대행사 ‘도우’ 최장현 부장은 “분양이 임박한 3월부터 일 평균 문의전화가 100∼150통씩 걸려왔다. 누적 콜(문의)수는 5000건을 크게 웃돈다”며 “실수요 비중이 60%가량 되고, 전체 문의자 중 서울 강서ㆍ양천 거주 비중이 절반 이상”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단지를 노린 실수요자가 많은 것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분양가가 주된 이유다. ‘마곡 힐스테이트’의 3.3㎡ 당 평균 분양가는 1500만원대 초다. 현지 공인중개업계에 따르면 이 단지 인근의 소위 ‘리딩단지 (주요 대규모 아파트 단지)’ 매맷값(호가)은 3.3㎡ 당 평균 1700만∼1800만원 선이다. 또 바로 옆 방화동엔 아파트 공급이 최소 7∼8년 간 없어 새집 마련 수요가 많았던 것도 인기요인이라고 현지 분양관계자들은 분석했다. 

한창 공사 중인 마곡지구 민간단지.

▶ 투자심리 쪼그라든 오피스텔, 일부 빼면 ‘울상’ = 그러나 임대소득 과세를 골자로 한 2.26 임대차선진화방안 이후 투자심리가 위축된 오피스텔은 공급이 크게 늘어 전망이 어둡다고 현지 업계는 판단했다.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에 따르면 마곡지구 오피스텔은 작년 상ㆍ하반기 걸쳐 1744실이 공급됐다. 올해 분양될 물량은 상반기에만 3475실에 이른다.

이에 따라 공급주체들은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분양영업인력을 대거 투입해 ‘떼분양’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떼분양이란 일종의 ‘분양상담사 간 경쟁 부추기기’ 방식이다. 수십ㆍ수백명의 분양상담사들을 조직해 현장에 투입하고, 계약성사 1건당 현금수당을 지급하는 형태라고 현지 분양업계는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제주도 수익형 호텔 현장서 근무하던 상담사 최대 50% 정도가 마곡 오피스텔 현장에 투입된 것으로 보인다”며 “분양인력이 집중된 현장은 ‘잘 안 팔릴 곳’임을 입증하는 잣대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상반기 분양이 임박한 B오피스텔 현장엔 130여명의 ‘분양조직’이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일부 오피스텔들은 상업지구 등 기반시설이 인접해 분양성적이 좋은 편이다. 입지가 좋아서다. 이달 11일 홍보관을 오픈한 C오피스텔 분양 관계자는 “개관 4일 간 30%정도가 계약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15일 현장을 찾은 방문객 일부는 투자결정을 망설이는 모습이었다. 한 여성 방문객(40대 중반)은 “아무리 위치가 좋아 수익이 높아도, 임대소득 노출 때문에 걱정된다”며 “생각을 더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윤현종 기자 /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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