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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별기고 - 이민화> 한국의 IP금융 모델
창조경제의 꽃인 IP(지식재산) 금융은 다양하고 급격하게 진화하고 있다. 주식을 매집해 특허료를 징수하는 초기 모델에서 특허 개발 단계를 주도하는 퀄컴과 인터디지털의 단계를 거쳐 소송자금을 투자하고 수익을 거두는 렘브란트 모델, 경매 모델인 오션토모, IP 담보대출을 하는 프라독스 모델, 방어동맹인 AST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변종이 등장했다. 기업형에서 기관형까지, 공격형에서 방어형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에 걸쳐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IP금융 기업인 인털렉추얼벤처(IV) 사의 경우에는 2000여개 자회사를 통해 아이디어 모집, 자체 특허 개발, 외부 특허 매집 등 다양한 사업 모델을 전개해 60억달러의 펀드로 30억달러의 수익을 거두고 있다. 한마디로 IP금융이 새로운 창조경제의 대표적인 아이콘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IP금융의 현주소는 어떨까. 사실상 유일한 IP펀드인 인털렉추얼디스커버리(ID)사는 실질적으로 대기업의 특허 방어 목적의 펀드구조다. 방어형 펀드의 수익모델은 회비 징수인데, 수혜자인 대기업들은 이를 외면하고 있어 결국 수익모델은 없는 셈이다. ID사가 매입한 1500여개의 IP 대부분은 지분을 출자한 대기업들과 연관된 기술로 구성돼 있음이 주지의 사실이다. 정부자금 946억원 포함 3406억원의 자금으로 불과 10억원대의 매출이란 여론의 질타를 회피하기 위해 공격형 수익모델을 발표했다. 하지만 매집 특허의 경쟁력과 미국 특허제도의 NPE(비사업 IP금융) 규제로 인해 실현 가능성은 의심스럽다. 현재로서는 정체성의 혼란으로 인한 표류가 우려된다.

이제라도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한국형 IP펀드 모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IP의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전 국민의 IP 창출 능력을 키워야 한다. 특히 학생들의 IP능력 제고는 미래 국가의 경쟁력이다. ID사는 모태펀드로서 전국 대학과 연구소에 IP펀드를 운영하도록 하고 이를 통해 학생들의 우수 IP를 적절히 매입(예 100만원)하는 것이 반값 등록금보다 좋은 제도가 아닐까. 적절한 운영제도를 통해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수익을 올리는 IP창출 펀드라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다.

연간 20만개의 한국 특허 중 불과 5%만이 국제특허 단계인 PCT 출원을 하고 있다. 95%의 특허는 글로벌화가 되지 못하고 실질적으로 버려지는 게 현실이다. 적절한 IP금융과 필터링 기법으로서 버려지는 95%에서 IP의 가치를 채굴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 대학과 연구소는 연구예산 운영 배분의 문제로 그 가치를 알면서도 버리고 있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이러한 글로벌 IP펀드로 획득한 IP를 IP활용 펀드로 중소ㆍ벤처기업에 연결하는 게 창조경제 중소ㆍ벤처 지원책이 될 것이다. 물론 글로벌 IP들을 적절한 포트폴리오로 묶어 해외 기업에 대한 공격형 펀드로 운영하는 것도 가능하다. 단, 국제 추세는 그 주체가 대학 혹은 연구소가 되는 것을 권장하고 있으므로 ID사는 모태펀드로 운영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대학 창업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열정있는 창업 희망자들의 차별화된 핵심역량 부족이다. 이러한 취약성을 대학과 국가 유휴특허를 이용해 보완할 수 있다. 이런 목적으로 IP창업 펀드의 역할이 기대된다.

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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