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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벚꽃엔딩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올려 퍼질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그대여 우리 이제 손 잡아요 이 거리에/마침 들려오는 사랑 노래 어떤가요”

‘2012년 3월 발표된 밴드 버스커버스커의 철 지난 ‘벚꽃엔딩’이 각종 음원차트를 꿰차기 시작했다. 꽃소식과 함께 지난주부터 슬금슬금 올라온 ‘벚꽃엔딩’은 한 차트에선 1위에 오르는 등 기세가 만만치 않다. 아지랑이처럼 부유하는 버스커버스커의 목소리는 자꾸 가벼워지는 봄 기운과 닮아 이때쯤이면 노래가 절로 입에 맴돌게 된다. 그런데 노래의 배경을 들어보면 가사와는 영 딴판이다. 남들은 연인과 다정하게 걷는 벚꽃터널을 선머슴들이 걷자니 영 처량해 신세타령 겸 찬물 끼얹는 심사로 만든 곡이 ‘벚꽃엔딩’이다.


김연수의 소설 ‘사월의 미, 칠월의 솔’에는 ‘벚꽃새해’라는 작품이 있다. 주인공 성진은 경주 남산의 암자 위로 벚꽃이 양산처럼 펼쳐진 풍경을 찍다가 구여친의 메시지를 받는다. 다름 아닌 그녀가 선물한 태그호이어 시계를 돌려받고 싶다는 것. 성진은 시계방에 맡겨놓은 걸 주인이 딴 사람에게 판 건 아닌지 조마조마하다. 그런데 웬걸, 시계방 주인은 짝퉁이라며 되레 화를 내고, 구여친은 무슨 말이냐며 자신이 홍콩에서 3000달러에 산 거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어쩔 수 없이 다시 엮인 성진과 구여친은 시계방 주인이 일러준 대로 ‘태그호이어 카레라 칼리버 16’의 행방을 찾아나선다. 그런데 왜 ‘벚꽃새해’일까. 소설 속에서 4월 13일은 태국의 설날이다. 벚꽃이 만개하는 새해에 다시 시작하는 마음이랄까. ‘벚꽃 엔딩’과 ‘벚꽃 새해’ 사이에 올해는 어떤 얘기들이 피어날까.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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