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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팝핀현준 자택 당구대’, 값 싸더라도 언감생심인 이유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안무가 팝핀현준 씨가 자택에 당구대를 들여놓고 게임을 즐긴다는 이야기가 자주 화제가 된다. 이 소식을 접할 때마다 당구를 좋아하는 당구 팬들 중엔 ‘나도 당구대를 안방에서 치고 싶다’며 부러움을 표시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유감이지만 어지간한 일반인들은 이런 꿈을 접어야 정신 건강에 이롭다. 집에서 가까운 단골 당구장과 더 친해지는 편이 낫다.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임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당구대 자체는 의외로 가격이 비싸지 않다. 일반인들이 주로 당구장에서 보는 ‘중대’는 최고급 제품이 200만원 후반대이며, 중고제품이나 비인기 제품은 200만원 이하, 심지어 무료로 구할 수도 있다. 어지간한 고급 당구 큐대보다도 저렴하니 자못 구입하기 만만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설치와 관리부터 예상 외의 비용이 지출되기 시작한다. 150㎏대의 석판 3개를 당구대 바닥에 깔아야 하고, 정밀하게 수평을 맞춰야 공이 한 곳으로 쏠리지 않으므로 이런 작업은 일반인이 할 수 없다. 전문 설치 기사를 통해 당구대 조립, 바닥천 및 레일 고무쿠션 등 작업을 하려면 출장비와 설치비로 최소 30만원은 든다.

‘300 이하 맛세이 금지’ 경고문구를 탄생시킨 당구대 바닥천은 의외로 싸다. 일선 당구장에서 쓰는 것은 통째로 교체해도 2만원대다. 그러나 전문 기사 출장비와 인건비가 들므로 역시 10만원대가 된다. 당구공은 5만~10만원대, 저렴한 당구 큐는 3만~5만원대, 초크는 200~300원 꼴이다.

이렇게 한번 설치해두고 끝나는 건 아니다. 꾸준히 관리를 받지 않으면 당구공의 구름이 달라지거나 엉망이 된다. 정기적으로 전문기사를 불러 당구대천, 레일 고무쿠션을 갈아줘야 하며, 사용후 반드시 깨끗하게 초크 분진 등을 닦아줘야 한다. 당구대는 습도와 온도에도 민감하다.

여기까지는 사실 약과다. 정작 문제는 당구대를 설치할 공간을 확보하는 일이다. 일반 당구장에 흔히 설치된 국내식 당구대는 가로세로 1.5mⅹ2.72m다. 당구 큐의 길이는 1.4~1.5m 정도다. 치려는 당구 공이 모서리 부분에 있을 때를 감안하면 결국 전후좌우로 약 1.5m씩 여유공간이 더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즉, 4.5mⅹ5.7m가 최소한의 공간이 된다. 30평대 이상 아파트의 안방 정도가 이 조건을 만족한다. 장롱, 침대 등 다른 가구가 들어가는 순간 당구대를 놓을 수 없게 된다.

미스 큐로 인해 당구 공이 당구대를 튀어 나가 외벽 유리창을 강타하는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당구 공은 워낙 단단해 그런 일이 있다면 유리창은 박살날 것이 뻔하다. 이 밖에도 당구공, 큐로 인한 각종 안전사고가 생길 수 있다. 층간 소음도 장담할 수 없다. 이사를 갈 때 분해 비용과 운송 비용이 또한 수십만원이 든다.

방 대신 거실에 설치하는 것을 고려하더라도 이 같은 안전사고나 다른 가구들의 배치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같은 사정을 다 고려한다면 단독형 대저택이나 별장에 설치한다면 모를까, 일반적인 아파트에서 당구대를 놓는 것은 설치, 관리가 모두 어렵다는 결론이다. 해외와 달리 국내에선 어지간한 당구 매니아도 집 안에 당구대를 들이지 않는 이유가 여기 있다.

대안 중 하나는 사이즈를 줄인 ‘미니 당구대’다. 국내 온라인 쇼핑몰에선 십여종의 미니 당구대가 팔리고 있다. 식탁 겸용, 탁구대 겸용 등 공간 활용도를 높인 제품도 있다. 하지만 실제 당구대와 비교하면 퍼포먼스 면에서 많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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