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믿음직한 ‘빅보이’…믿고 쓰는 ‘돌부처’
日프로야구 28일 개막…
82년생 동갑내기 두 친구의 무르익는 ‘일본 성공신화’


오승환(32ㆍ한신 타이거스)과 이대호(32ㆍ소프트뱅크 호크스). 1982년생 개띠 동갑내기 친구는 올시즌 일본 열도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오는 28일 개막되는 일본 프로야구에서 국내 무대에 이은 제2의 성공 신화를 준비하는 것.

일본 무대를 처음 밟는 오승환은 자신이 한국에서 두 차례나 작성한 47세이브 아시아신기록 달성을 선언했다. 일본에서 성공적인 두 시즌을 보내고 3년간 14억5000만엔(약 153억원)에 소프트뱅크로 이적한 이대호는 높은 몸값을 제대로 입증해야 한다. 일본 언론도 친구 사이인 이들의 맞대결에 벌써부터 흥미로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국에선 이대호가 오승환을 상대로 타율 3할 2푼(25타수 8안타)에 홈런도 3개나 기록하며 강한 면모를 보였다.

▶이대호, 시작은 미약하지만…=이대호의 3월은 썩 쾌청하지만은 않다. 지난해 전 소속팀 오릭스의 3년 12억엔(약 126억원)의 파격적인 제안을 뿌리치고 소프트뱅크로 전격 이적했지만, 아직 그에 걸맞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일 시작된 시범경기에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이대호는 18일 홈구장 후쿠오카 야후오크돔에서 열린 니혼햄 파이터스와 시범경기서 4타수 1안타를 기록, 7경기 만에 안타 갈증을 해소했다. 시범경기 타율은 0.107에서 0.125로 약간 올랐다.

이대호의 부진에도 구단의 믿음은 여전하다. 일본 매체 도쿄스포츠는 최근 ‘이대호의 성적은 시범경기라고 해도 조금 걱정스러운 수준이다. 하지만 구단과 코칭스태프는 4번 타자 이대호에 대해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후지이 타격코치는 “한국과 오릭스에서 보여준 실적이 있지 않나. 시범경기에서 저공비행을 하고 있지만 개막에 맞춰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도쿄스포츠는 ‘이대호가 “변화구에 눈이 익숙해지지 않아서 그렇다. 아직 시범경기니까 괜찮다”며 느긋한 표정을 보이고 있다’며 이대호의 여유 넘치는 모습에도 주목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스토브리그에서 무려 30억엔(약 304억원)을 쏟아 부으며 대대적인 전력 보강에 나섰다. 그 중심은 단연 이대호다.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퍼시픽리그 4위에 그쳐 2008년 이후 5년 만에 B클래스(4위~6위)로 떨어졌다. 충격에 휩싸인 소프트뱅크는 자국 자유계약선수(FA)는 물론 일본 무대에서 검증된 외국인 선수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핵심은 이대호였다. 지난해 팀 타율은 1위(0.274)지만 4번 타자를 5명이 번갈아 맡는 등 중심타선에 대한 아쉬움이 있던 소프트뱅크는 오릭스에서 확실한 4번 타자로 자리매김한 이대호를 영입해 타선에 무게감을 키웠다. 소프트뱅크의 올시즌 목표는 우승이다. 전력보강으로 쓴 30억엔의 절반을 가져간 이대호는 “거액을 들여 나를 영입한 만큼 중요할 때 타점을 올려 팀 승리에 공헌하겠다”며 “아직 프로에서 단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올해는 꼭 해내고 싶다”고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

▶오승환 이미 한신 수호신=지난 15일 한신과 요코하마의 일본 프로야구 시범경기. 2-2로 맞선 9회말 한신의 새 수호신 오승환이 마운드에 올랐다. 2루타를 하나 허용했지만 세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무실점을 기록했다. 슬라이더 하나를 제외한 모든 투구를 직구로 장식한 오승환표 ‘돌직구 쇼’ . 정교한 배트 콘트롤을 자랑하는 일본 타자들이지만 파울로 커트해내기도 힘들 정도였다. 일본 중계진도 “손 대는 것조차 어려울지 모른다”며 감탄했다. 한신이 오승환을 영입하며 기대한 ‘끝판왕’ 바로 그 모습이었다.

다음날 세이부전. 9회 말 등판한 오승환이 흔들렸다. 2안타에 고의사구로 2사만루의 위기에 몰린 것. 그러나 역시 오승환이었다. 마지막 타자에게 148km 직구를 던져 삼진으로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무엇보다 위기에서도 당황하지 않는 강심장이 돋보였다. 와다 한신 감독도 만족감을 감추지 않았다. “(만루에서도) 표정 하나 바꾸지 않는 것은 믿음직 할 따름이다”며 오승환에 대한 신뢰감을 드러냈다.

오승환은 지난해 12월 한신과 2년간, 계약금 2억엔, 연봉 3억엔, 연간 옵션 5000만엔 등 최대 9억엔(약 93억원)에 입단 계약을 맺었다.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함께 명문으로 꼽히는 한신의 첫 번째 한국인 선수이자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마무리 후지카와 규지를 이을 새 수호신으로 평가받았다. 일본 언론의 관심과 타구단의 견제 속에 오승환의 투구동작이 이중동작이라는 논란도 있었다. 결국 ‘문제없음’ 판정을 받았지만 한국과 메이저리그에서도 이미 검증받은 사항이었기에 요미우리 등 타 구단의 ‘오승환 흔들기’라는 의혹도 있었다.

오승환의 시범경기 성적은 5경기에 등판해 5이닝 5피안타 1실점 3사사구, 평균자책점은 1.80이다. 5안타를 모두 좌타자에게 허용해 좌타자에게 약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지만 오승환은 전혀 개의치 않고 있다. 이제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개막에 맞춰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는 오승환은 벌써부터 한신팬들로부터 수호신으로 신임을 받고 있다. 

조범자·한영훈 기자/anju1015@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