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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도 오빠의 초록색 스케이트’ 심석희, 막판 괴력으로 생애 첫 종합우승
이번에도 여드름 송송 난 그의 얼굴에 환한 웃음꽃이 피게 한 건, 마지막 한 바퀴를 남기고 괴력을 뿜어낸 막판 스퍼트였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 계주 3000m에서 결승선 반 바퀴를 남기고 믿기 힘든 대역전 레이스를 펼치고 금메달을 따낸 ‘쇼트트랙 여왕’ 심석희(17ㆍ세화여고)가 세계선수권 마지막날 잇딴 역전 우승으로 생애 첫 종합우승의 쾌거를 일궜다.

심석희는 17일(한국시간)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에서 열린 201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마지막날 여자 1000m와 3000m 슈퍼파이널에서 2개의 금메달을 획득, 첫날 1500m 우승을 포함해 대회 3관왕에 올랐다.

이로써 심석희는 포인트 102점을 얻으며 생애 첫 세계선수권 개인 종합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심석희는 소치 올림픽 때처럼 오빠 명석(22) 씨가 배달 등 아르바이트를 통해 모은 돈으로 선물한 초록색 스케이트를 신고 3000m 슈퍼파이널 스타트라인에 섰다. 출발 총성과 함께 여유있게 얼음을 지치고 나간 심석희는 레이스 내내 뒷쪽에서 힘을 아꼈다. 경쟁자들의 체력 소모와 레이스 운영을 지켜보던 심석희는 마지막 한 바퀴를 남기고 폭발적인 스퍼트로 아웃코스를 내달리며 무려 네 명을 제치는 짜릿한 역전 우승을 거뒀다. 소치 올림픽 여자 계주 마지막 반바퀴에서 이를 악물고 중국 선수를 따돌리고 역전 우승을 차지하던 모습을 재현한 듯했다.

심석희는 이에 앞서 열린 1000m 결승에서도 대표팀 선배 박승희(22·화성시청)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접전을 벌이다 마지막 두 바퀴를 남기고 과감하게 안쪽으로 파고들며 그대로 역주,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소치 올림픽 2관왕 박승희는 500m 금메달을 포함해 1000m 은메달, 1500m 동메달로 73점을 획득, 심석희에 이어 개인 종합 2위에 올랐다.

남자부에서는 소치 올림픽 3관왕으로 완벽한 부활을 알린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가 7년 만에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전무후무한 세계선수권 5연패 기록을 갖고 있는 안현수는 이날 1000m 우승에 이어 슈퍼파이널에서도 특유의 뒷심을 자랑하며 3위에 올라 63점으로 종합 1위에 올랐다. 세계선수권 개인통산 6번째 종합 우승은 남녀 통틀어 안현수가 최초다.

이호석(28·고양시청), 이한빈(26·성남시청), 박세영(21·단국대), 신다운(21·서울시청)이 나선 한국 남자 대표팀은 이날 5000m 계주에서 이 네덜란드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박세영은 1000m 동메달로 개인 종합 5위에 올라 한국 남자 선수 중 가장 좋은 순위로 대회를 마쳤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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