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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인사이트 - 김민정> 서유럽 車시장, 루마니아 우회 공략해야
고대 로마인들은 지금의 루마니아 지역을 다치아(Dacia)라 부르고, 이 지역에 사는 민족을 다치아인이라고 불렀다. 루마니아인들은 자신들이 다치아인의 후예라고 생각한다. 루마니아의 또 다른 이름이라 할 수 있는 ‘다치아’는 루마니아를 대표하는 완성차 기업의 이름이기도 하다. 생산량의 90%를 수출하며, 루마니아 최대 수출기업인 다치아는 2013년도 루마니아가 수출주도형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게 한 일등공신이다. 루마니아의 2013년은 다치아의 한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루마니아 국내 자동차 신차 시장의 극심한 부진에도 불구하고, 다치아는 34만대 이상을 생산하여 전년 대비 16%의 성장,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판매 대수도 약 43만대를 기록해 전년 대비 19.3% 성장으로 사상 최대치다. 이 중 해외 판매 대수가 약 40만대였고, 가장 큰 해외 시장은 9만4000대를 판매한 프랑스, 그 다음이 독일, 알제리, 터키, 스페인 순이었다. 루마니아 국내 시장에 있어서도 다치아가 가장 많이 팔린 브랜드였으며, 시장점유율은 2012년의 26%에서 2013년 31.6%로 확대됐다. 아직 EU 내 시장점유율은 2.4%지만 작년 EU지역에서의 판매량은 약 29만대로 전년 대비 23.3% 성장, EU국가의 완성차 제조업체 중 최고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와 같은 다치아의 성공 배경에는 최근 몇 년간 유로존의 경기침체로 인해 소비자의 구매 패턴이 보다 실용성을 강조한 저가 자동차로 이행했다는 사실이 크게 작용했다. 1999년에 다치아를 인수한 프랑스 완성차 기업 르노(Renault)는 다치아 브랜드를 이용해 기존에는 중고차밖에 구입할 수 없었던 고객층을 끌어들이는 전략을 썼다.

루마니아의 자동차 산업 성장은 우리나라 자동차 부품기업들이 주목할 만한 기회다. 자동차 부품은 한-EU FTA의 최대 수혜품목 중 하나라는 점과 루마니아 완성차 기업들과 우리 기업들과의 연고 때문이다. 르노-다치아사는 한국의 르노-삼성차와 동일한 규격, 엔진 등을 공유하고 있다. 또 다른 루마니아 완성차 기업인 포드 루마니아는 과거 현지 기업과 대우자동차가 파트너십을 통해 설립한 대우자동차 루마니아를 2008년 포드가 인수한 것이다.

특히 르노는 한국 자동차 부품 구매에 관심이 높다. 뿐만 아니라 르노와의 협력은 루마니아로의 수출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데 의의가 크다. 다치아가 생산량의 90%를 수출하고 있다는 사실로부터도 알 수 있듯이 르노는 다치아를 서유럽이나 러시아 등 인근 타 지역 수출을 목적으로 하는 생산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또 다치아는 완성차만 수출하는 것은 아니고, 다치아ㆍ르노ㆍ닛산 모델의 반조립제품(Complete Knock Down), 엔진, 기어박스 등 자동차 부품도 수출하고 있다.

루마니아에서는 다치아 공장의 성공이 루마니아의 제조업 기지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하는 것이라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확실히 서유럽 국가에 인접해 있으면서도 저렴한 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고, 인구가 약 2000만명으로 헝가리, 체코, 슬로바키아, 불가리아 등 인근 동유럽 국가들에 비해 인구가 많아 인력 확보가 비교적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다.

코트라 부쿠레슈티무역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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