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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러시아 미스터리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의 극적인 드라마가 지구촌을 달구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 본 러시아엔 씁쓸한 일이 많다.

첫째는 러시아가 외국인을 맞이할 준비가 돼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다. 러시아는 이전부터 외국인에게 아주 불편한 곳으로 악명이 높았다. 이번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국과 무비자 협정을 체결하는 등 변화가 감지되기도 했지만, 현지의 불편함은 여전하다. 모스크바 크렘린궁이나 붉은광장 등 최대 관광명소는 물론 도로표지판이나 심지어 러시아가 자랑하는 지하철에도 영어 표지판이 없다. 게스트하우스나 유스호스텔 같은 저렴한 숙소는 아예 없다. 관광인프라 면에서 낙제점이다. 한 모스크바 주재원은 “러시아가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별로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둘째는 엄청난 물가다. 러시아의 1인당 국민소득은 1만4000달러(2012년 기준)로 한국에 비해 8000달러 정도 낮지만, 주택과 음식ㆍ교통 등의 물가는 상상을 초월한다. 방 1개짜리 주택의 월 임대료가 한화로 100만원에 달하고, 한국 주재원은 월 200만~300만원의 월세를 내고 산다고 한다. 모스크바 굼백화점엔 작은 종이컵 하나 분량의 철갑상어알이 2만3000루블, 한화로 약 700만원에 팔리고 있다<사진>. 소치에선 아들레르 공항에서 숙소까지 약 1시간 미니밴으로 이동하는 데 2000루블, 한화 6만원 이상을 지불해야 한다. 기사가 딸린 차량의 하루 대여료가 70만원에 달한다.

러시아는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자국의 위상을 대내외에 과시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러시아에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방문자는 물론 자국인이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소프트웨어의 개혁이 아닐까 싶다.

소치=이해준 기자/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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